뭉클 - 신경림 시인이 가려 뽑은 인간적으로 좋은 글
최인호.김수환.법정.손석희.이해인 외 34명 지음, 신경림 엮음 / 책읽는섬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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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뭉클』
책이라기 보단 '글'이란 느낌이 강렬하게 와 닿았다. 
신경림 시인만으로도 충분한데 
시인이 모은 산문의 주인들 중 낯선 이름이 없을 정도이다.
이름 석자 만으로도 믿음을 주고 마음을 두근거리게 하는 이들의 산문을 한 권으로 읽을 수 있다니-

책에 담긴 글에 비하자면 발등에도 못미치겠지만 내가 읽은 글에 글로 회신하고 싶었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내게 죽음은 큰 문제가 아니었다.
누구든 생과 사는 공평하게 주어졌고 피할 길이 없으니까. 나보단 가족, 그러니까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의 죽음이 늘 더 신경쓰였고 지금도 닥쳐올 상처가 두렵다.

이해인 수녀의 글을 읽고
정말 오랫만에 나의 죽음에 대해 생각해 봤다. 그리고 신에 대해 생각해보았다.
여기서 말하는 '신'은 '신발'이다.
 
'까만 구두엔 이승을 걸어 나간 발의 그림자'

내가 떠나고 난 뒤,
내 신에는 어떤 흔적이 남게 될까.
고단하게 살다 주인을 잃자 그제야 쉼이 허락된 지친 신보단
경쾌하고 밝은 발걸음을 함께 했던 신이 내 삶의 마지막을 장식해 주었으면 좋겠다.

나의 죽음으로 고통스러워할 이에게 조금이나마 위로가 되었으면... 싶다가
문득
남편의 신이 떠올라 왈칵 목이 메였다.
남편의 치열하고 고단했을 오늘과 저녁 밥상이 오버랩되며 미안했고 후회했다.

우린 모두 누군가에게 이미 잊을 수 없는 사람이다.
이미 그런 존재라니 사랑을 더 표현해야겠다.
사랑하는 마음은 가득하지만 난 늘 행동이 부족하다. 
조금 더 수다스럽고 헤프게 인정을 나눠야겠다.
내 삶에 주어진 인정(人情)을 사람(人)일 때 누런 연탄재가 될 때까지, 바닥까지 박-박 긁어 모두 소진해 내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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