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체 읽는 남자
안토니오 가리도 지음, 송병선 옮김 / 레드스톤 / 2016년 1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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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가 가기 전 뿌듯한 일 하나.
드디어 역사 소설에 입문했습니다. ㅎㅎ

역사소설을 읽으려면 일단 당시 시대 배경을 잘 알아야 이해가 가능할거 같고, 역사를 잘 모르면 읽기 어려울거란 편견이 있어서인걸까요.

 

'역사소설'이란 단어만 들어도 왠지 어렵다 느껴져서 선뜻 손이 가질 않더라구요. 그러면서도 사두기는 열심히 사둬서 ㅎㅎ 안읽은 역사책이 몇권인지 모르겠네요.

 

 

저처럼 송나라를 학창 시절 이후로 들어본 적 없는 분들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소설책~ 역사소설 입문자에게 딱 좋은 책 한 권 읽고 왔어요. 

 

『시체 읽는 남자』 입니다.

 

 

 

 

 

인물 - 
송자 (宋慈, 1186-1249) : 법의학의 기초를 다진 선구자이자 아버지로 알려진 중국 남송시대의 학자.

펭선생송자에게 법의학을 가르쳐 준 첫 스승이자 엄청난 후폭풍의 주역.

밍교수 : 인내와 사랑으로 다듬어지지 않은 초석 같은 송자의 시직과 인품을 갈고닦아 준 진정한 멘토.

 

장소 - 송나라 푸젠성 젠양구, 린안(당시 수도)

 

이야기는 송자(이하 '자')의 네 가족이 갑작스럽게 시골집으로 돌아오게 되면서 시작됩니다.

 

자는 학업을 중단해야 했고, 아버지는 다니던 직장을 급하게 정리하고 시골로 돌아오게 되었지만 아버지는 입에 담지도 못하게 해 자는 속으로 삭히는 것 말곤 할 수 있는 게 없었습니다. 

 

 

혼자 남아서 학업을 이어가겠다 우겨볼 수도 있었겠지만 홀로 아픈 동생을 돌봐야 할 어머니가 마음에 걸렸는지 자는 순순히 가족을 따라 시골로 돌아왔습니다.

 

자는 자신이 원하는 것을 당당하게 요구하기 보다 부모의 뜻에 순종하고, 형의 말에도 토를 달지 않으며 하나뿐인 여동생을 위해 헌신적이기까지 합니다. 얼핏 이해가 되지 않는 과하게 착한 캐릭터가 아닌가 생각이 들었는데요. 이는 그가 가족을 사랑하는 마음이 각별하다던가 유달리 애틋해서가 아니었습니다.
유교적 사상이 지배적이던 시대적 배경을 고려한다면 송자는 그냥 흔남인 것입니다.

형의 요구에 매일 몸이 부서지도록 밭일을 하던 자는 어느 날 우연히 시체 한 구를 발견하게 됩니다. 때마침 린안에서 온 그의 스승 펭선생의 방문과 피해자 가족들의 요구로 이들은 시체를 검시하게 됩니다.

그는 그동안 펭선생 밑에서 갈고닦은 실력을 여실히 펼쳐 보이지만, 안타깝게도 그가 지목한 살인범은 형이었습니다. 자기 손으로 형을 죽음 직전까지 몰고 갔지만 형을 어떻게든 살려보려고 동분서주하지만 이 와중에 집이 벼락을 맞아 불타며 부모까지 잃고 병약하고 어린 여동생과 단둘이 남게 됩니다.

아픈 동생의 약값이 급했던 자는 가진 재주가 하나뿐인지라 점쟁이라는 탈을 쓰고 묘지에서 시신을 보고 사망원인을 밝혀 주는 일로 돈을 벌기 시작합니다. 묘지에서 시신을 보며 경험이 쌓일 수록 자의 학업에 대한 열망은 더 간절해졌습니다. 


학생들을 데리고 묘지로 실습을 나왔다 자의 재주가 범상치 않음을 눈치챈 '밍교수'는 밍학원(고위공직자들의 자재들이 모여 병리학을 배우는 곳)이란 곳의 원장이었습니다. 자는 우여곡절 끝에 동생을 땅에 묻고 밍학원에 들어가게 됩니다. 그리고 궐 근처에서 발견된 잔인하게 살해된 시체의 검시를 위해 밍교수와 자가 궐에 들어가게 되고 펭교수와 다시 만나게 되면서 소설은 클라이막스로 치닫습니다. 

밍교수는 그의 스승이 되길 자처했지만 어쩐 일인지 그를 도우면 도울 수록 일은 점점 꼬여만 가고 그의 입지마저 흔들리게 됩니다. 그를 가까이 하면 할수록 해를 입게 되는건 밍교수 뿐만이 아닙니다. 부모도 그랬고, 시골로 돌아왔을 때 가족을 받아준 형도, 하나 뿐인 여동생도, 펭교수도 모두 그의 곁을 떠나갑니다.

수사를 할 수록 자신이 그토록 존경했던 스승들의 어두운 모습을 발견하게 되고, 수사총괄책임자였던 칸 내상이 죽게되면서 자는 누명까지 쓰게 되어 살인범을 밝히는 동시에 자신의 누명까지 스스로 벗어야 할 위기에 처하게 됩니다.  

소설을 읽고 서평을 쓸 때 가장 아쉬운 점이 있다면 하고싶은 말이 정말 많은데 입단속을 해야 한다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동분서주니 우여곡절이니 하는 네글자로 압축하기엔 너무 아쉬운 스펙터클한 사건들이 끝도 없이 펼쳐지는 『시체 읽는 남자』는 이미 프랑스와 스페인에서 인정받은 소설이라 더이상 덧붙일 말이 필요치 않은 것 같습니다.

한장 한장 꾹꾹 눈도장 찍어가며 읽는 재미가 쏠쏠했던 『시체 읽는 남자』 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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