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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스푼의 시간
구병모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6년 9월
평점 :
품절

"우주의 나이가 137억 년을 조금 넘나 그렇다지. 그 우주 안의 콩알만 한 지구도 태어난 지 45억 년이나 되고. 그에 비하면 사람의 인생은 고작 푸른 세제 한 스푼이 물에 녹는 시간에 불과하단다. 그러니 자신이 이 세상에 어떻게 스며들 것인지를 신중하게 결정하고 나면 이미 녹아 없어져 있지."
그래요. 사람의 인생은 우주에 비하면 '고작'정도이죠. 하지만, "시간이 짧다고 가치가 적다할 순 없다."생각해요.
왜냐고요?..
내가 숨 쉬는 동안 살아내는 내 삶의 무게, 나와 관계를 맺고 사는 가족, 친구, 이웃 점점 퍼져갈수록 촘촘해지는 공기의 밀도가 모두 이 한 스푼의 시간 안에 압축되어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에요. 결코 헛되지 않을 거예요.
어쨌든 신이 내게 준 시간은 한정되어 있고, 우린 그 시간을 계속 지금도 소모 중에 있어요. 천천히 혹은 빠르게 녹아 없어지고 있죠.
세제가 모두 녹아 물속에서 제 역할을 하듯, 내가 세상에 스며들어 형체는 없어져 가고 있지만 '사람다움'으로써의 역할을 해낸다면 우리 삶이 녹아난 이 인류의 인생은 몹시 거대하고 멋질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