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소방관의 기도
오영환 지음 / 쌤앤파커스 / 2015년 12월
평점 :
절판


<어느 소방관의 기도>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작은 영웅들의 이야기

 

 

 

<어느 소방관의 기도>

 

 제가 부름을 받을 때에는
신이시여
아무리 뚜거운 화염 속에서도
한 생명을 구할 수 있는 힘을 주소서

너무 늦기 전에
어린아이를 감싸 안을 수 있게 하시고
공포에 떠는 노인을 구하게 하소서

내가 늘 깨어 살필 수 있게 하시어
가냘픈 외침까지도 들을 수 있게 하시고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화재를 진압하게 하소서

그리고
신의 뜻에 따라
저의 목숨을 잃게 되면
신의 은총으로
저의 아내와 가족을 돌보아주소서

+ 1958년 미국의 한 소방관이 현장에서 어린아이들을 끝끝내 구출해내지 못한 어느 날 써내려 간 시입니다.

 

이 책은 시작부터 찡-합니다.
"우동 구급대 출동하세요! H아파트 102동 401호, 영아, 2개월 된 영아가 호흡이 없다고 합니다. 우동 구급대, 구급 출동."
생후 2개월 된 아기가 아비의 손에 발목을 잡힌 채 거꾸로 매달려 있었다. 초기 응급 처치. 나쁘지 않았다. 아비는 굳은 표정으로 아기의 등을 손바닥으로 후려치며 "제발, 제발" 소리를 중얼거리고 있었다.
새벽이라 길이 막히지도 않았고 금방 병원에 도착할 수 있었지만 아기는 결국 세상을 떠나고 말았습니다. 영아 돌연사 증후군(SIDS). 과학적으로 밝혀지지 않아 까닭도 모른 채 아기들은 세상에서의 짧은 여정을 마치고 먼 길을 떠납니다. 글로 읽는 내내 가족을 잃은 이의 모습과 절규, 눈물이 눈앞에 어른거려 마음이 많이 아팠습니다. 슬프겠지..라는 막연한 생각과는 달리 몹시 마음이 아팠습니다. 눈 앞에서 사람이 생명을 다하는 모습을 보는 것 자체만으로도 평생 지울 수 없는 기억이 될텐데 하물며 사랑하는 사람이라니. 그 충격은 제가 감히 상상할 수도 없습니다. 

국내 심정지 환자의 소생률은 4.8%,
100명 중에 5명. 20명 중에 1명이 되지 않는 확률입니다. 생각보다 낮은 확률에 많이 놀랬는데요, 그만큼 심폐소생술로 구급차를 타고 가며 의식이 돌아오거나 심장이 다시 뛰는 경우는 드라마에나 나올만큼 희박한가 봅니다. 이 책을 쓴 오영환 소방관도 산악구조대원으로 있는 2년간 6명을 구조했지만 그 들 중 단 한명도 구하지 못했다고 합니다. 이렇게 힘든데... 왜 소방관이 되었을까요?

"소방관이 되고 싶었던 어린 시절의 마음을 떠올린다.
감당할 수 없는 위험에 처한 사람들에게 가장 먼저 다가가 손 내밀어 주는 사람.
그 든든하던 뒷 모습이 아직도 선명하다.
그렇게 살 수만 있다면 내 삶도 충분히 가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 믿음 하나로 지금 이 순간에도 최선을 다해 달리고 있다."

그는 구조 하는데 어려움이 많은 산악구조대를 떠나, 최신식 응급 구조 장비를 갖추고 도심을 달려 가장 빠르게 환자에게 접근 할 수 있는 기동성과 전문성을 갖고 있는 구급대원이 되었지만 첫 6개월 동안 마주한 12명의 심정지환자 중 누구도 살려내지 못했습니다. 살려내지 못했다는 말이 마음에 많이 걸렸습니다.
사람이 오고 가는게 구급대원이 정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지요. 그의 말대로 그저 최선을 다하는 게 그들의 소임이기도 합니다. 그래도 부디 바라기는 희망을 갖고 최선을 다했던 만큼 죄책감 같은건 갖지 않았으면 좋겠다 생각이 들었습니다. 허무함이나 허탈감 또한 느끼지 않았으면 좋겠지만.. 눈앞에서 사람이 죽어가는 걸 본다면.. 제가 이리 쉽게 말할 수 있는 것도 아니겠지요. 결코 익숙해 질 수 없을테니까요.

"그러나 나는 이제 이 숱한 절망 가운데서 희망을 본다. 희망을 생각한다. 앞으로도 수없이 무너져 내리겠지만, 나는 내 손끝에서 다시 뛰던 한 노인의 심장을 기억하기로 했다. 반드시 살리고 말겠다는 그 다짐을 간직하기로 했다."

이렇게 희망이 없어 보이는 일이지만 그들이 끊임없이 출동하고 계속해서 사람을 구하는 일을 관두지 않는 것은 한줄기 빛, 4.8%에 속한 사람들을 위해서 입니다. 꺼져가는 수많은 불씨 중 단 하나라도 살릴 수 있다면, 이를 위해 열길 불속도 마다하지 않는 분들이십니다. 소방관, 구급대원 모두 존경받아 마땅한 분들이십니다. 헌데 몇몇 분들은 국가 공무원이니 날 위해 서비스하는건 당연하다 여기시는지, 온갖 허드렛일을 시키고, 문을 따라며 전화하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습니다. 부디 제발 열쇠는 열쇠공에게- 우리가 이러니 국가에서도 대접이 소홀한거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현재 소방방재청은 해체되었고 국민안전처 산하로 편입되었습니다. 우리 목소리가 너무 작아 국회까진 들리지 않았나 봅니다. 전국에 배치되어 있는 소방관 99.7%가 17개 시도의 지방자치단체 소속입니다. 소방본부에 예산을 넉넉히 하는 지자체가 있을까요? 소방장비도 사비로 사야 하고, 어느 지역에서는 교대할 인원이 없어 과로에 시달리다 화재 현장에서 열사당하고, 1인 소방서가 있다니 정말 경악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 책을 받기 몇일 전 다음 메인에 뜬 기사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http://v.media.daum.net/v/20160110231928471 40대 소방관 근무지서 목매 숨져...

최근 5년간 소방관 29명이 순직했고
직무상 스트레스로 최근 4년 동안 25명이 자살하는 조직,
직업 만족도 최하위 조직,
임용 5년 내 이직률이 20%인 조직,
국비지원율 3~4%인 대한민국 (OECD 평균 국비지원율 70%)

소방관 평균수명 58세

100세 시대에 58세라니 정말 심각한거 아닌가요? 심지어 순직 소방관 장례도 국가에서 도와주지 않습니다. (전 당연히 도와주는줄 알고 있었어요.;;) 언제나  묵묵히 주어진 임무에 최선을 다한다고 해서 이분들의 수고를 당연시 해선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국민들이 할 수 있는 것부터 - 사소한 것부터 - 시작해서 조금씩 변화해 나가야 하지 않나 싶습니다. 작게는 좁은 골목에 불법주차하는 것부터 고쳐나가면서 정부와 국회에 당당히 소리를 내는거죠. 우리가 우리 목소릴 내려면 좀 더 당당해져야겠지요. 우린 지키지도 않으면서 니들이 해라 그럼 우리도 싫잖아요~^^ 모든 사람이 정당하게 대우받는 사회가 되려면 최전방에서 수고하시는 소방관, 경찰관 분들을 직분에 맞게 대우해드리는게 우선이라고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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