율곡의 공부 - 아홉 번 장원급제의 비밀
송석구.김장경 지음 / 아템포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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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에 노력할 때는
느리지도 급하지도 않게 하라.

공부는 죽은 후에나 끝나는 것이니
급하게 그 효과를 구하지 마라

 

- 율곡 이이 <자경문> 중에서 -

 

 

율곡 이이는 조선 시대 대학자이자 정치인입니다. 어머니 신사임당도 조선을 대표하는 여성으로 예술가이자 교육자로서 지금까지도 존경받는 인물입니다.
율곡이 공부를 잘 했다는 것은 누구나 아시겠지만, 조선시대 500년을 통틀어 한 개인으로 장원급제를 가장 많이 한 '수석 합격의 달인'이었다는 사실을 아는 이는 많지 않습니다. 저도 이 책을 보고 알았는데요.

율곡은 무려 9번에 걸쳐 장원급제를 했습니다. 아홉번째 장원을 했을 때가 29살이라니! 과거 시험 합격 연령 평균이 35이라고 들었는데 이미 29살에 무려 9번이나 장원급제를 하니 그를 당대에는 '구도장원공'이라 칭송했다고 하네요.

율곡이 장원급제 한 시험은 지사시 초시, 한성시, 별시의 초시 및 복시, 사마시, 대과의 초시, 복시, 전시로, 오늘날로 치면 수능을 수석합격해서 대학교를 수석으로 졸업하고, 사법고시, 외무고시, 행정고시를 모두 수석 합격하고 연수원까지 수석으로 졸업한 셈이라니 정말 놀랍습니다 @_@!

과거시험이 갑자기 궁금해지신 분들은 조선왕조실톡 63편 과거시험 루저들을 참고하세요.
http://comic.naver.com/webtoon/detail.nhn?titleId=642598&no=66&weekday=wed

율공이 실천하고 가르친 공부법은 그 저술만큼이나 다양합니다. 저자는 이 중 하나를 꼽으라면 '교기질'을 택하겠다고 했는데요. 교기질이 율곡의 모든 공부법을 아우르는 연결고리가 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이 책은 율곡이 전 생애를 통해서 실제로 실행했고, 어린아이부터 왕에 이르기까지 사람들을 가르친 공부 노하우에 대해 율곡이 쓴 저작물과 일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평생 공부'를 해야만 하는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공부하는 습관과 체질을 갖추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데요.
대체로 학창 시절에 성적이 좋았던 사람이 성인이 되어 치르는 시험 성적도 좋습니다. 이는 어른 시절에 좋은 가정교육을 받았든 후천적으로 피나는 노력을 쏟았든 간에 어쨌든 자신을 공부하는 기질, 시험 잘 치르는 기질로, 소위 '시험 체질, 공부 체질'로 만들어 놓았기 때문입니다.

입지立志공부법
: 흔들리지 않는 분명한 뜻을 세워라
먼저 그 뜻을 크게 가져야 한다. 성인을 준칙으로 삼고 일호(=아주 작은 것)라도 성인에 미치지 못하였다면, 아직 내 사업(=평생의 일)은 끝난 것이 아니라는 믿음을 갖는다.
<자경문>의 첫 문장이다. 율곡이 외가가 있는 강릉에 돌아와 가장 먼저 <자경문>을 썼다고 합니다. 공부를 시작하는 마음을 다잡기 위한 것으로 율곡은 학문을 하는데 있어 목표를 분명히하는 것을 중시하였고 자신이 세울 수 있는 최고의 목표를 정했습니다.

교기질橋氣質 공부법
: 누구나 가능하다, 공부하는 체질로 바꿔라
교기질은 허령한(=잡념이 없는 공허하고 신령스러운 마음의 본체) 인간 본성을 믿는 데서 시작한다. 주자는 사람의 마음이 본시 허령통철(=텅 비어 신령스럽고, 깊이 알아 환히 깨달음)하여 온갖 이치를 꿰뚫는 것이라고 하였습니다. 타고난 용모나 신체는 바꿀 수 없지만, 우리 내면의 보물 즉 허령통철한 능력을 되찾으면 교기질이 가능하다고 율곡은 말합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기질을 바꿀수 있을까요?
율곡은 가장 주요한 방법으로 극기복례를 이야기했습니다. 극기복례란 자신을 이기고 예법을 따른다는 뜻으로, 개인의 기질적 한계를 넘어서는 것을 말합니다. 자신의 기질을 파악하고 이를 잘 다루어 바른 행실을 실천하고 묻고 배우는데 성실하다면 강하고 현명한 사람으로 거듭날 수 있다는 겁니다.
"악기를 다루는 일도 오랜 훈련을 통해 유능한 악공으로 거듭날 수 있듯이, 기질도 연구하기 나름이다."
교기질을 현대 과학에 비추어 보면 뇌 가소성을 떠올리게 합니다. 가소성이란 어떤 물체의 외부에 힘을 가하여 변형을 일으켰을 때 그 힘을 제거해도 본래 형태로 돌아가지 않고 그 형태를 유지하는 성향을 말합니다. 노력으로 공부하는 뇌를 만들수 있다고 합니다.

혁구습革舊習 공부법
: 잘못된 옛 습관을 타파하라
과거에 지녔던 나쁜 습관을 떨쳐버리고, 좋은 태도를 지속적으로 훈련하여 새로운 사람으로 거듭나야 합니다.

구용구사九容九思 공부법
: 옛 습관의 자리를 수신으로 채워라
메가스터디 손주은 회장은 공부할 때 앉은 자세를 중요하게 여겼다고 합니다. 비스듬이 눕듯이 앉는 학생과 의자 안쪽에 엉덩이를 바짝 붙이고 정확한 자세로 앉는 학생이 있다면 둘의 학업 성과는 확연히 차이가 난다는 겁니다. 율곡 또한 공부하는 태도를 중시했습니다. 앉을 때는 손을 모아 단정히 하고, 걸음걸이는 침착하게 걸으며, 말은 신중하게 하고 일거일동을 경솔히 하지 말라고 했으며 실제로 이를 실천했다고 합니다. 
공자가 말한 아홉가지 바른 몸가짐과 아홉 가지 생각을 의미하는 구용(《예기》 <옥조> 편) 구사(《논어》 <계씨> 편)를 강조했다고 하네요.
구용만 적어 보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발걸음은 무겁게, 손모양은 공손하게, 눈은 단정하게, 입은 멈추며, 소리는 정숙하게, 머리는 곧추세우며, 기운은 엄숙하고 정중하게, 서 있을 때는 덕스럽고, 낯빛은 가지런하게 한다는 것이다.

금성옥진金聲玉振 공부법
: 배수의 진, 절박한 심정으로 끝까지 가라
성취동기가 자극받기 위해서는 절박함이 있어야 합니다. 절박한 심정은 초인적인 힘을 발휘하게 만들고 공부할 때도 이런 절박함이 필요합니다. 율곡은 어린 나이에 어머니를 여의고 19살에 금강산에 올랐다 스무살이 되어 하산하였습니다. 계모와 불우한 가정, 몸져 누운 아버지까지. 율곡은 절박했을 것입니다.

일목십행一目十行 공부법
: 독서는 결코 배신하지 않는다
독서를 많이 하는 것은 구체적인 절술에 앞서는 기본 원칙이며, 평생 공부의 가장 중요한 전략입니다. 전쟁에서도 사용하는 무기가 동일하다고 칠 때, 방대한 물량 앞에서는 웬만한 전술로 이기기 어렵습니다. 율곡은 일생에 한번은 방대한 독서에 도전하라고 조언합니다. (저도 올해 백권 도전합니다!)
과거 선비들은 시대 상황 상 자연스럽게 공부하는 분위기가 잡혀 있었지만, 현대에는 스마트폰과 컴퓨터, TV 등 방해요소가 많습니다. 방대한 독서를 하려면 독서하는 분위기를 임의로라도 조성하는게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율곡이 살던 시대에는 책을 존중하는 풍습이 있어서 '책천자 부천자'(冊賤者 父賤者, 책을 천하게 여기면 아버지를 천하게 여긴다)라는 말도 있었다고 합니다.

택우문답擇友問答 공부법
: 벗과 함께 논쟁하며 일취월장하라
좋은 벗을 만나면 자신이 먼저 의롭고 어진 마음을 갈고 닦아야 하며, 진실로 학문을 즐기는 마음을 가져야 합니다. 먼저 자신이 좋은 벗이 될 수 있도록 힘써야 동기상응, 동기상구(=같은 소리는 서로 응하는 법이고, 같은 기운은 서로 구하는 법)할 수 있습니다.

경계초월境界超越 공부법
: 경계를 뛰어넘는 자가 마지막에 웃는다
 자신의 공부에 한계를 긋지 말아야 합니다. 높은 차원의 공부를 해야 그에 따르는 성과도 높일 수 있습니다.

지어지선止於至善 공부법
: 깊은 공부는 선한 마음과 함께한다
공부를 선하게 하라. 덕을 쌓으면 자신도 평안하고 다른 사람도 감화시킬 수 있습니다. 공부 역시 덕성스러운 마음 상태일 때 잘되는 것입니다. 공부를 열심히 해서 나도 잘되고 우리 가족, 다른 이웃도 잘 되게 하겠다는 마음을 가져야 합니다. 율곡이 평생토록 학문을 지속하고 수백 년이 흘러도 잊히지 않는 대학자가 된 것도 선한 성품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율곡이란 분의 공부법이라 그래서 거창하고 실천하기 어려운 뭔가 법접할 수 없는 그분만의 공부법이 있을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소박해요. 어디선가 한번쯤 들어본 공부법이 한데 모두 모여있는 느낌이 드는게 이중 반만 실천해도 공부하는 습관이 몸에 밸 것 같아요. 물~론 실천이 쉽진 않겠죠. 책엔 유학이 많이 나와 있어 단숨에 읽긴 조금 어려웠지만 근본적으로 말하고자 하는 내용을 옛 신선들의 목소리를 빌어 듣는 기분이라 왠지 어렸을 때 듣던 잔소리와는 분명 같은 내용인데도 다르게 와 닿네요 ㅎㅎㅎ 가끔 드라마 보면 공부하는 학생들 방 벽에 명언들어 적어 붙여놓곤 하던데, 그렇게 붙여두고 싶은 문장이 많은 책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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