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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의 교양 (반양장) - 지금, 여기, 보통 사람들을 위한 현실 인문학
채사장 지음 / 웨일북 / 2015년 12월
평점 :
2015년 핫했던 베스트셀러, <지대넓얕>의 저자 채사장이 새 책을 들고 나왔습니다.
보통 사람, 시민이 갖추어야 할 최소한의 교양을 담은 현실 인문학서적 『시민의 교양』입니다.

"경제를 기반으로 사회, 정치, 역사, 철학, 윤리 등
인문학 전반을 자유자재로 엮어내며, 바로 이 순간 우리가 고민하고 있는 문제들에 직접적으로 필요한 살아 숨 쉬는 지식을
전달한다."
『시민의 교양』은 세금으로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세금.. 여러분은 세금에 대해 얼마나 알고 계세요? 국민의 의무? 일당에서 떼는 소득세 3.3%, 주민세 몇천원, 양도세,, 저를 스쳐갔던 세금의 이름은 알지만(그나마도 몇가지) 자세한 내역은 잘 모르는데요. 저랑 비슷한 분들이 많으시지 않을까 싶습니다. 내역을 잘 알던 모르던 세금 납부의 중요성에 대해선 누구도 부인하지 못할텐데요. 이는 우리 삶과 아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시민의 교양』은 이런 현실적인 문제들을 인문학적 지식으로 풀어 놓고 있습니다.
이 책은 사회를 설명하기 쉽게 단순화, 추상화시켜 놓았습니다. '시장의 자유'와 정부의 개입'이라는 정반대의 개념을 이용해서 말이지요. 그래서 무엇이 옳다 그르다의 개념이 아닌 상황과 시대에 맞는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중립적인 입장에서 이야기해주고 있습니다. 기억하고 싶은 내용이 많아 조금 길어요.

[세금]
이 책의 시작은 '세금을 인상할 것인가? 말 것인가?'로 시작하여, 올린다면 '누구의 세금을 올릴 것인가'로 이어집니다. 시장의 자유를 추구하는 정부는 시민들의 반발이 있기 직전까지 국민 전체의 세금을 올리고, 정부의 개입을 추구하는 정부는 부유층의 반발과 이탈이 있기 직전까지 직접세 증세를 밀어붙입니다. 이렇게 가시적인 문제가 발생하면서 시민이 움직인다면 그 사회는 건강해질 것입니다. 하지만 상황이 악화되어 가는데도 무엇이 문제인지 파악하지 못하는 시민들이 다수가 될 경우 사회는 균형을 잃고 특정 계층, 계급의 이익만을 보장하는 부정한 사회가 될 수 있습니다.
[국가]
그렇다면 국가의 역할은 무엇일까요? 국가를 두 종류로 나눌 수 있습니다.
야경(夜警)국가 - 국민의 생명, 재산을 보호하고 국방과 치안에 힘쓰지만 국민 개개인의 삶의 방식이나 경제활동에는 간섭하지 않는 최소한의 역할만 수행하는 것입니다.
복지국가 - 생명, 재산 보호, 국방과 치안을 넘어 개인의 삶에 직접개입해 배가 고프지 않는지, 아프진 않는지 신경쓰며 국민의 삶을 개선하려는 적극적 국가입니다.
여러분은 어떤 국가를 선택하시겠습니까?

이 국가는 이제 체제에 따라 다시 나뉩니다.
왕, 귀족, 엘리트, 부르주아, 프롤레타리아 중 누가 주인이 되느냐에 따라 전제군주제, 입헌군주제, 공화제, 민주제로 나뉩니다.
ㅁ전제군주제 : 국가의 주인은 왕. ex) 사우디아라비아 / 왕이 모든 것을 결정. 의회 없음. 백성들에게 참정권 없음.
ㅁ입헌군주제 : 왕은 헌법에 종속.
ㅁ공화제 : 사람이 국가의 주인.(귀족제(귀족과 엘리트가 집권)와 민주제로 다시 나뉨.)
ㅁ민주제 : 국가의 주인은 국민 전체.

[자유]
시민의
탄생!
헤겔은 역사가
절대정신 즉
자유를 확대시키며
흘러왔다고 말합니다.
고대사회에는 한명의 자유인 왕만 존재했으나, 중세 시대가 되어선
영주들의 등장으로 자유인이 조금
늘어납니다. 그리고 프랑스혁명이후 자유인의 수가 급격히 늘어납니다. 자유는 곧 시민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시민은 역사 속에서 우연히
탄생한 것이 아니라, 세계의 역사를 통해 자유를 실현하고자 했던 절대정신의 필연적
귀결이 바로 시민이란 것입니다. 그렇다면 자유란 구체적으로 무엇일까요? 자유란
타자의 간섭없이(소극적 자유) 자신이 원하는대로 행동하는 것(적극적 자유)을 의미합니다.
[교육]
교육의 문제
속 궁극적 토대는 결국
경제체제
교육의
본질은 자기 수양과 학문에의 정진이라고 볼 수도 있다. 하지만 현실에서의 교육은 직업 획득의 문제, 개인의 경제생활 영위 능력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실제로 덴마크는 무료임에도 불구하고 모두 대학에 진학하지 않습니다. 다양한 원인이 있겠지만, 우선 덴마크의 경우 고용률이
75%를 넘는다고 합니다. 사회에 일자리가 보장되어 있기 때문에 대학에 진학하려 애쓰지 않는 것입니다. 기본적인 일자리 보장은 입시 경쟁을
완화하고, 이로 인해 학생들의 학업 부담을 덜어 주게 될 것입니다. 그래서 학생들의 행복지수 1위인걸까요?
덴마크는 개인 소득세율이
55%에 달하는데요, 높은 세금으로 고소득자의 실질 소득을 낮춰주어 임금격차를 완화했습니다. 그래서 공부가 적성에 맞는 아이들만 대학에 진학하게
되는 것이지요. 이는 결국 직업간의 귀천의식, 삶의 만족도 등 그들의 삶에 폭넓게 적용될 것입니다. 그렇다고 덴마크를 따라 무턱대고 고소득자의
세금을 올릴 순 없습니다. 우린 우리대로의 사회 질서가 있으니까요. 그래도 부러운건
안비밀.

[정의]
아리스토텔레스가 말한 정의는 '같은 것은 같게(평균적 정의 즉 평등)', '다른 것은 다르게(배분적 정의 즉 차등)' 대우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 책을 읽다 요즘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영유아무상복지가 떠올랐습니다. 정부냐 지자체냐의 문제도 있지만, 평등하게 줄것이냐 소득이나 맞벌이에 맞춰 차등하게 지급할 것이냐도 끊임없이 거론되고 있습니다. 과연 둘 중 하나만이 옳은 답일까요? 평등할 순 없을까요? 차등이 공정한 것 같기도 하구요.
문제는 개인, 집단, 국가에 따라 어디까지를 같다고 보고, 어디까지를 다르다고 볼 것인지 정하는 기준에 달린거 같습니다. 단순히 맞벌이를 기준으로만 따지기엔 육안 여러가지로 얽혀있는 문제가 많으니까요. (저같은 프리랜서로 일하는 사람은 증빙하기 어려우니 혜택받기도 어렵게 되겠죠.)
그렇다면 빈곤계층에게도 소득이 있을 텐데 이들도 소득에 따라 차등 분배해야 할까요? 음, 한 국가를 운영한다는건 우리가 생각하는 것처럼 이분법적 논리로 답을 찾을 수 있는게 아닌거 같아요. 그죠? 하나 해결하고나면 또 다른 문제, 또 다른 과제가 나오고 또 나오고..국가의 일이란게 얽혀있는 사람의 수가 많은 만큼 문제 또한 많은거 같아요. 그럼에도 우린 끊임없이 나를 바꾸고, 세상을 바꾸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술술 잘 읽다 헤겔과 마르크스가 나오자 조금씩 몸이 꼬이기 시작했습니다. ㅎㅎ 심지어 벌린이니..누구니.. 뒷부분으로 갈수록 모르는 이름들과 낯선 단어들이 많이 보이는 페이지도 늘어납니다. 조금 당황했지만 다잡고 읽을 수 있었던건 글 중간중간 그림으로 이해하기 쉽게 정리가 되어있어 "아~아~~ ㅎㅎ"
그림이 아니었다면 많이 쉬어갈 뻔 했습니다. 그러다 눈이 번쩍 뜨이는 정치 파트가 나왔습니다. 보수냐 진보냐. 하~~ 어렵고 무겁고 한번 논쟁이 시작되면 싸움으로 끝나는 ㅜ.ㅜ 정치이야기. 썰전의 유시민-전원책만큼의 지식은 아닐지라도 열정이 뜨거운만큼 싸웁니다. ㅋㅋㅋ (그나저나 썰전 다시 본방사수.)
그래요. 보수만이 답이 아닌 것처럼 진보만도 답은 아니죠. 나와 다른 것을 택했다고 그 사람을 나쁘다 할 수 없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내가 아는 지식 내에서 최선의 것을 선택하니까요. 그렇기 때문에 우린 공부해야 합니다. 열심히 말이죠. 열심히 책도 읽고요. 비록 조금 어려울지라도 한자 한자 꼭꼭 씹어 소화시켜야 합니다.
그렇다고 너무 겁먹지 마세요. 체할 정도로 어렵진 않았습니다. 채사장님께서 어려운 이야기를 쉽게 설명해 놓았어요. 이제 막 세상을 알아가는 사회초년생과 사회인들이라면 꼭 읽어보아야 할, 꼭 알고 있어야 할 내용들이 아닌가 싶습니다. 늦게 알게 되어 부끄럽지만 지금이라도 알게 되었으니 다행이라 여겨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