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 멈춘 시간, 11시 2분 - 십대가 알아야 할 탈핵 이야기 꿈결 생각 더하기 소설 1
박은진 지음, 신슬기 그림 / 꿈결 / 2015년 12월
평점 :
품절


세상이 멈춘 시간, 11시 2분
<십대가 알아야 할 탈핵 이야기>


2015년은 대한민국이 광복 70주년을 맞는 해이며 동시에 일본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원자폭탄이 떨어진 지 70주년이 되는 해이기도 합니다. 1945년 8월 9일 오전 11시 2분, 나가사키에 두 번째 원자폭탄이 떨어졌습니다. 도시는 폐허가 되었고, 수만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그곳에는 일제강점기에 억울하게 끌려가 비참한 최후를 맞이해야 했던 조선인들도 있었습니다. 글쓴이는 우연히 떠난 나가사키 여행에서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한국으로 돌아와 역사 교과서를 뒤적여 보았지만 교과서에는 짧게만 서술되어 있었습니다.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원자폭탄이 떨어져

 일본이 항복하고 우리나라는 광복을 맞이했습니다."

작가는 한 문장 속에 담겨 있는 수 많은 이들, 즉 죽어서까지 차별받은 사람들, 제대로 치료조차 받지 못한 채 어려운 삶을 살아야 했던 조선인 원폭 피해자들을 위로하고 싶어 <세상이 멈춘 시간, 11시 2분>을 집필했다고 합니다.

우리는 전쟁이 불러온 엄청난 비극을 언제나 기억해야 합니다.
우리도, 그리고 우리의 미래 세대들에게도 역사를 제대로 가르쳐야 합니다.

역사교과서 국정화로 한동안 참 시끄러웠다가 잠잠해 졌는데요. 사람들이 역사 인식에 대한 중요성을 알기에 모두가 반대하는 거겠지요. 역사 이야기는 대부분이 전쟁의 연속, 반복이라 해도 과언이 아닌데요. 우리 청소년들에게 올바른 인식을 심어주고, 전쟁에 반대하고 평화를 바라는 마음에 조금이나마 지식이 보탬이 되어줄 책이 아닌가 싶습니다.

얼마 전, 경기 이천시의 한 고등학교에서 발생한 '교사 빗자루 폭행' 사건 기억하시나요?
가해 학생이 "쓰잘데기 없는 기간제 빡빡이 선생님을 때린 게 잘못이냐? 맞을 짓하게 생기셨으니까 때린거다"라는 취지의 글을 자신의 SNS에 올렸다고 합니다.
당시 폭행 사건을 취재해 기사화한 기자와 기사에 댓글단 네티즌에겐 기레기, 개티즌, 오함마(큰망치)로 머리를 찍겠다며... 개한민국이 일본한테 다시 먹혔으면 좋겠다는 글까지 올렸다고 합니다.... 세상에나...
모든게... 문제이긴 합니다만 역사에 대해 정말 제대로 배울 수 있었다면 과연 이렇게 말 할 수 있었을까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세상이 멈춘 시간, 11시 2분>은 Fact만 전하는 무거운 책이 아니라 즐겁고 재미있는 또래 친구들의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어 친근하지만 그 속에 담긴 묵직한 메시지가 우리의 마음 깊은 곳을 쿡쿡 찌릅니다. 지식을 전하는 소설로, 유석이의 이야기에 중간 중간 유석이와 엄마의 대화로 구성된 페이지가 몇장씩 끼어 있습니다. 이야기에서 다루지 않은 상세한 이론적 이야기들을 대화체로 쉽게 풀어 설명해 주고 있습니다. 12시가 넘은지라 몇장 훑어만 보려 했는데 읽다보니 손에서 떨어지질 않아 앉은자리에서 다 읽었습니다. 제가 2시간 정도 걸렸으니 저보다 집중력 좋은 십대들은 훨씬 빠르겠죠~

예로, 원자폭탄에 대한 설명 부분을 적어볼께요.

엄마 : 원자폭탄의 살상력은 열, 폭풍, 방사선이라는 세가지 요소로 구성된다고 보면 돼. 폭발 당시 폴발 중심점의 순간 온도는 섭씨 수백만 도에 이르고, 지표면 온도는 3,000~4,000도에 달한단다. 핵폭발로 대기 상태가 급격히 변화하면서 원폭 구름이 10킬로미터 상공까지 치솟지. 핵폭탄이 터지면 반지름 500미터 안에 있던 모든 생명체는 열선과 폭풍으로 인해 즉사하게 돼. 반지름 1.2킬로미터 안에 있는 생명체의 절반은 죽고, 나머지 절반도 머지 않아 숨을 거두게 되지. 일본에 떨어진 원자폭탄은 기적적으로 살아남은 사람들에게도 고통스럽단다. 크게 다치거나 불길에 휩싸였던 사람들은 결국 고통스럽게 죽어 갔지. 폭발 중심점으로부터 약 2.5킬로미터에 이르는 지역이 불길에 파괴되고 말았어. 그 바깥 지역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건물에 깔리거나 유리 파편이 몸에 박혀 목숨을 잃거나 크게 다쳤지. 열선을 쬔 이들은 심한 화상을 입었어. 사람들은 살갗이 녹아 너덜거리는 팔을 앞으로 내민 채 걸어야 했단다.

줄거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어느 날
유석
이는 잠결에 귀신을 만나게 됩니다. 우리가 공포영화에서 보는 모습 그대로 얼굴에는 유리조각이 박혀 피를 뚝뚝 흘리고 손등은 불에 타 검게 그을리고 살이 밀려 엉망인;; 무서운 귀신이 나타나 목이 너무 마르다며 물을 달라고 조릅니다. 시작은 어느 공포영화 못지 않게 후덜덜합니다. 그러다 매일밤 자신을 찾아오는 귀신에게 물을 주면 더이상 자신을 귀찮게하지 않을거란 생각에 물을 내어주고, 호기심에 말을 걸었다 결국 귀신과 친해집니다. 물도 주고, 얼굴에 박힌 유리도 빼주고, 소독도 해줍니다. ㅎㅎ


그렇게 친해지니 유석이는 이 귀신의 정체가 궁금해 집니다. 유석이와 귀신은 함께 귀신이 살던 곳, 살던 시절로 함께 여행을 하며 어떤 일이 있었는지 알게 됩니다. 이 귀신은 70년 전 나가사키에서 살던 십대였습니다. 이름은 미유키.

 

엄마, 아빠, 동생(마사코)과 함께 그저 평범했던 이들이 원자폭탄을 맞고 하나 둘 죽어 갔습니다. 원자폭탄이 터지자 마자 미유키는  학교에서 곧장 집으로 가 엄마를 구하고, 아빠와 동생을 찾으려 노력합니다. 그 때 도움을 준 친구가 우시다입니다. 언니 미유키는 결국 병으로 죽고, 엄마도 곧 뒤따라 세상을 떠납니다. 살아남은 사람들도 원자폭탄의 피해에서 평생 자유롭지 못했습니다. 동생인 마사코는 피폭을 숨겼다는 이유로 기형아를 낳고 이혼을 당했습니다. 이렇게 원자폭탄은 세상을 망치고, 평범한 이들의 삶을 망쳐놨습니다.
유석은 학교에서 자서전을 쓰라는 숙제를 받고 엄마가 봉사활동하러 가는 곳에서 만난 한 할아버지의 이야기를 자서전으로 쓰기로 마음먹습니다. 그리고 만난 할아버지.


우시다. 한국이름 박석진. 박석진 할아버지는 어렸을 적 강제로 징용되어 엄마, 아빠와 함께 일본의 나가사키에 있는 하시마섬에 끌려갑니다. 하시마은 요즘 기사로 많이 보셔서 아시지요. 무한도전에도 나왔었는데요. 얼마 전 유네스코에 등재된 바로 그 지옥섬입니다.
해저 1,000미터, 평균 기온 30도, 습도 95%. 사람하나 겨우 기어 다닐 수 있는 좁은 갱도는 60도 이상의 가파른 경사에 추락하지 않기위해 서로 고무줄로 묶고 작업을 합니다. 하루 12시간을 꼬박 그 안에서 가스를 마시며 일해야 했습니다.

 

어느날, 석진은 바다로 쓸려갈 뻔 한 소녀를 구하고, 석진의 가족은 섬에서 벗어나 육지에 있는 병기 공장으로 자리를 옮기게 됩니다. 그렇게 소처럼 일만 하고 일본인들에게 무시당하며 살던 석진의 가족은 나가사키에 원자폭탄이 떨어지는 걸 겪고 결국 탈출을 시도합니다. 끌려오기 전 할머니에게 받은 금가락지를 팔아 겨우 배에 몸을 실코 고향으로 가려 했으나 파도에 배가 뒤집히며 사람들이 모두 죽고 홀로 표류하던 석진을 어선이 발견해 구사일생으로 교향땅으로 돌아옵니다. 고된 노동과 방사능 피폭으로 늘 아프던 그는 떠날 날이 머지 않음을 직감하고 유석에게 한장의 편지를 전해줍니다. 그리고 유석은 그 편지를 전하기 위해 일본으로 친구들과 여행을 떠납니다.

과연, 만날 수 있을까요? 편지는 전해 줄 수 있을까요?, 우시다와 마사코는 만날 수 있을까요?


결말은 책에서 만나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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