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위 게임 - ‘좋아요’와 마녀사냥, 혐오와 폭력 이면의 절대적인 본능에 대하여
윌 스토 지음, 문희경 옮김 / 흐름출판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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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지위를 열심히 좇는다. 누구나 무의식중에 동료에게 감명을 주어 지위를 높이려고 부단히 노력하고, 또 누구나 무의식 중에 지위로 평가한다” 

브라이언 보이드Brian Boyd (p.19)






지위는 아주 옛날, 인류가 모여 살기 시작하면서 생겼습니다. 족장 중심의 공동체 안에서 누군가는 리더로, 누군가는 대장장이로, 누군가는 목수로 일이 전문화되었고 태어나는 후손도 부모와 같은 업을 이으며 계급 제도로 자리잡혔습니다.


계급은 사라졌지만 지위는 여전히 인류 속에 살아남아 영향를 미치고 있습니다. 과거엔 규모와 가진 식량, 무기 수에 따라 공동체의 우위가 정해졌습니다.(P.139-146) 오늘날도 마찬가지입니다. 중국과 미국이 서로 기싸움을 하고, 한국도 k-방역, k-팝 등 단어 앞에 k를 붙이며 국가 간 지위게임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 애쓰고 있습니다. 



저자의 설명에 따르면 지위를 측정하는 방법은 다양합니다. “돈, 권력, 영향력, 아첨, 옷과 보석, 교통수단과 배정된 자리, 휴가지와 주거지 위치, 직원 수, 집과 직장의 규모와 화려한 정도, 농담에 대한 반응, 눈 맞춤, 몸짓 언어, 컵에 받은 오렌지 주스의 양까지.”(p.130)


한번 높은 지위를 경험해보고 나면 그 자리가 익숙해집니다. 사람들은 대게 거기에 만족하지 않고 더 원하고 더 얻고 다시 익숙해지는 사이클을 반복합니다. “이렇게 우리의 상사와 정치인과 유명인들은 지위에 취하고 그사이 그들의 행동은 점점 광기에 휩싸”(p.130)입니다. 



도날드 트럼프는 부동산 사업을 시작으로 부동산, 건물, 돈, 기업 대표, 금으로 두른 집, 화제성(이슈), 주변을 백인미녀로 채우는 것 그리고 대통령이라는 최고 지위까지 취했죠. 이만하면 만족할법도 한데 재선 도전에 끊임없이 이슈를 만들어 주목받으려 애쓰는 걸 보면 아직 만족스럽지 않나 봅니다. 저자의 말대로 익숙해지고, 더 바라는 욕망이란 사이클에 갇힌 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유명인사가 아니어도 다시말해 평범한 누구라도 지위에 취할 수 있습니다. 식당이나 가게에 가 존중받는 대접을 받으면 값을 지불한 대가임에도 불구하고 상대보다 높다는 지위에 취해 만족을 느낍니다. 책을 읽으며 높은 지위가 주는 게 만족감만은 아니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속엔 내가 더 안전해졌단 사실이 주는 행복, 만족도 있겠단 생각이 들었어요. 




내가 추앙받을 만한 사람이고, 받아야만 할 사람이고, 이를 이용해 권력을 휘두르고 싶어지면 빨간불이 켜진 겁니다. 지위욕, 권력욕에 중독된 사람이 자신이 바라는만큼의 대접을 받지 못하면, 누구도 쥐어주지 않은 모멸감과 과대망상을 움켜쥐고 크게 분노합니다.


국가로 본다면 무기를 쏴 도발한다거나 테러를 일으키고 전쟁을 벌이는 나라들을 예로 들 수 있습니다.


“1648년 이후 94차례 발발한 전쟁을 분석한 연구에서는 그 중 67퍼센트가 국가의 지위와 연관된 문제나 복수를 위한 전쟁이었고, 다음으로 비중이 높은 안보 문제는 그보다 한참 낮은 18퍼센트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p.291





<지위 게임>은 #마녀사냥 이나 #인종차별#지위 가 불러온 부작용으로 봅니다. 사람을 잔인하게 고문하고 처형하던 잔혹한 관행이 인류사에 깊게 뿌리박혀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젠 아니에요. 비록 1등만 살아남는 잔혹한 시대상을 그린 <오징어게임>을 보며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치던 나를 발견하긴 하지만 현실은 다릅니다.


인류는 이제 여기서 한발짝 더 너아가 내가 발버둥치느라 몰랐던 내 발길질에 치여 다친 사람들을 보기 시작했어요. 전 과거 역사를 반추하고, 드라마를 보면서도 반성하는게 오늘날의 인류, 현대인이라 생각해요. 여성과 약자를 향한 차별을 없애고 소수 인종이나 성적 소수 집단도 포용하려 사회는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습니다. #평등한권리 를 위해 오랫동안 유전되어 온 #본성 #욕구 를 내려놓고 있다니 전례없는 인류가 아닌가 기특하단 생각도 듭니다.



책의 절반까진 #지위게임 이란 서슬퍼런 제목만큼 내용도 섬찟했습니다. 하지만 인류가 걸어온 발자취에 핏자국이 선명한만큼 외면해선 안될 내용들이었어요. 과거를 알고 오늘을 이해해야겠습니다. 어두웠던만큼 밝을 수 있으리라 희망해봅니다. (그래서 표지가 까맸나?! 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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