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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트 스페이스 - 과부하에서 벗어나 성과를 극대화하는 멈춤의 기술
줄리엣 펀트 지음, 안기순 옮김 / 알키 / 2023년 2월
평점 :
일을 하다보면 “빨리” “당장”“독촉”을 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기계도 아닌데 “생산성을 좇아 정신없이 질주하고… 할 일 목록 to-do list을 미친 듯이 지워”(p.21) 나가다 하루가 다 갑니다. 그러다보면 한 때 사랑했던 일에 배신감과 회의감이 밀려오고 번아웃에 빠지게 됩니다.
#과부하시대
성격이 급한 필자도 해야 할 일이 생기면 항상 미리 해둬야, 가급적 빨리 해치워야 성에 찹니다. 직장이든 집이든, 바깥일인지 집안일인지는 중요치 않아요. ”바쁨은 장소를 가리지 않습니다.” 경제학자 줄리엣 쇼어는 현대인의 삶의 방식을 “수행적인 바쁨performative busyness”(p.27)이라 부릅니다. 경제학자가 이름을 붙였다는건 그만큼 사회 전반에 바쁨이 많이 깔려 있단 뜻이겠지요.
<화이트 스페이스>는 바쁨을 내려놓는 방법으로 일정과 일정 사이에 #화이트스페이스 를 집어넣는 방법을 권합니다. 화이트 스페이스는 다이어리에 비어이는 일정, 여백을 뜻합니다.
쉼을 일정으로 넣는다니. 아무것도 하지 않는게 어려운 저같은 이들에게 더없이 좋은 방법이 아닐까 생각이 들어요. 물론 목적없이 빈둥대는게 아니라 #전략적멈춤 을 해야 합니다!
시간에 쫓기다보면 마음의 여유를 잃는 건 물론 정말 중요한 걸 놓치게 되기도 합니다. 저자는 또 하나 #과잉보상 으로 이어지는 실수도 지적해요. (소비가 이렇게 이어질 줄이야.) 분주하게 일하다보면 여유를 놓치게 됩니다. 그럼 우린 놓친만큼 어떻게든 그 시간을 돌려받으려 합니다. 과하게 먹고, 무리하게 소비하는 걸로 보상받는 것 같지만 과한 지출은 우릴 더 바쁘게 일하도록 만듭니다. 즐기며 일하는게 아니라 빚을 갚기 위해 일하는 고통받는 악순환의 고리가 그렇게 점점 커지게 됩니다.
불쏘시개와 땔감 사이에 공간이 없으면 불을 피울 수 없다.
P.19
책은 무조건 “일하는 중간에 쉬어야해.”라고 말하지 않습니다. 왜, 어떻게, 무엇을 해야할지 가이드를 정해줍니다. 그리고 쉼에 대한 보상이 가져오는 과소비, 내 시간 도둑은 훌륭할거란 착각(쾌락 쳇바퀴p.117) 등 삶의 경제적, 사회적 사이클이 어떻게 굴러가는지 색다른 시각을 제시합니다.
책을 읽으며, 내가 왜 바쁘지 않은 날도 바쁜지, 여유가 없는 까닭을 찾았습니다. 바쁨이라는 우상을 타파하고, 시간 도둑을 잡고보니 오랫동안 ”달콤한 게으름“을 잊고 있었어요. 게으름은 적, 악이라고 배워 내쫓아야 할줄만 알았지 어떻게 활용해야할지는 몰랐던겁니다. 개인적인 사정으로 오랫동안 많은 것을 내려놓아야 할 상황에 놓였습니다. 기왕 이렇게 된거 화이트 스페이스 속 #기쁨 을 음미하고 누려보아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