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마케팅하라! - 인사이트를 얻기 위한 최적의 마케팅 공부
박노성 지음 / 성안북스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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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 몽타주를 그리는 사람이 일반인들의 얼굴을 그리는 도브 광고가 있었습니다. 첫 번째 그림은 '본인이 말하는 본인의 얼굴'이고, 두 번째 그림은 '지인이 말하는 그 사람의 얼굴'이었습니다. 완성한 두 장의 그림을 나란히 놓아 보면 지인의 말을 토대로 그린 얼굴이 더 화사했습니다. 그 뒤로 '당신은 당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아름답다'는 슬로건이 나타납니다. 마음을 뭉클하게 한 이 광고 한 편으로 카르메넬 스킨케어는 히트상품이 되었고 기록적인 매출을 올렸습니다. (지금은 리얼뷰티에서 버츄얼뷰티로 진화하고 있지요.)

“농구 경기에는 '피벗 플레이(pivot play)'라는 것이 있습니다. 한쪽 발로 중심을 단단히 잡고서 몸을 틀어 상대 선수를 제치거나 패스할 곳을 찾는 기술이지요. ...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만드는 데에도 '피벗'이라는 개념이 등장합니다. 주로 '중심축을 잡고서 여러 관점으로 돌려보는 것'이라는 의미로 사용되지요. ... 중심축은 브랜드 아이텐티티를 피벗으로 세우고서 다양한 방향성을 고민할 때, 엉뚱한 곳으로 향하지 않도록 잡아줍니다.”
p.220

오리온 초코파이라는 제품은 다른 기업에서도 따라 만들수 있습니다. 하지만 광고카피인 '정(情)'은 따라할 수 없습니다. 나이키의 'Just Do It', 네이버의 '초록창', 카카오톡의 노란 CI 등도 마찬가지입니다. 브랜드의 정체성, 가치를 나타내는 이미지는 카피할 수 없어요.

오리온 초코파이는 '정(情)'을 앞세운 광고 덕분에 초코파이 원조라는게 각인되어 있어, 다른 초코파이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서 판매되는 단일품목(과자)으로 1위 매출을 아주 오랫동안 유지하고 있습니다.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는 쉽게 바꿀 수 없어요. 제 2의 이름 혹은 얼굴과도 같기 때문에 신중하게 접근해야 합니다. 저자는 브랜드의 상징, 가치, 아이덴티티를 이용한 마케팅을 합니다. 때문에 어렵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저자는 재치, 유행, 센스같은 걸 가르쳐주지 않습니다. 마케팅을 인문학적으로 접근해요. 데이터 문해력 향상, 목표의 본질에 접근하는 철학적 시각 등 다양한 방법들을 제시합니다. 별마당, 야후와 롯데, 네이버와 카카오, 그리고 애플과 소니의 경쟁 사례, 무신사, 한우리, 2%부족할 때 등 성공 사례를 다각도로 해석해보고 문제점, 부족한 마케팅에 대한 지적도 놓치지 않습니다. 저자가 이렇게 넓은 시각에서 마케팅을 접근하는 까닭은 저자의 마케팅은 화려한 스킬이나 돈에 목표를 두고 있지 않기 때문이에요.


저자가 추구하는 "마케팅 목표의 본질"은 돈이 아닌 기업이 추구하는 '가치'에 있습니다. 단거리 뛰기가 아니라 멀리 내다보고 뛰어야 하는 마라톤과 비슷하달까요. 그래서 더 어렵게 느껴진지도 모르겠어요. 이렇게 했더니 대박났더라 하는 상술이 아닌 그야말로 마케팅을 "공부"하겠다는 분들께만 추천드릴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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