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영어를 자유자재로 구사하게 만드는 아이주도 영어공부 - 한국에서만 공부하고도 원어민처럼 영어를 하는 아이들만의 비결!
곽창환 지음 / 나비의활주로 / 2022년 10월
평점 :
OECD에서 실시하는 국가학력평가인 PISA 결과를 보면, 한국은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교육 선진국이라는 핀란드와 비슷한 수준입니다. 하지만 ... 한국 학생들은 핀란드 학생들보다 방과 후 공부를 3배 이상 많이 하고 있습니다.
한국 사람들이 핀란드 사람들보다 영어 교육에 훨씬 돈을 많이 쓰지만 2009년 ETS 기준 핀란드 사람들의 영어 구사력은 (157개국 중) 2위이고 한국은 우간다, 소말리아보다 낮은 121위입니다.
한국은 시험은 잘보지만 실제 영어 구사력은 많이 떨어집니다. 반면 핀란드는 시험 성적도 좋고 구사력도 좋아요. 확연히 차이가 납니다. 출발점은 같은데 도착지는 왜 이렇게 먼걸까요.
(여기서 잠깐, 이 책의 저자 뿐만 아니라 많은 교육 전문가들이 우리나라와 핀란드를 많이 비교합니다. 그 까닭은 핀란드가 교육 선진국인데다 핀란드어가 우리말과 어순이 같기 때문입니다.)

언어를 배우면서 말을 할 줄 모른다는게 참 아이러니합니다. 이 이상한 일이 한국에선 흔한 일입니다. 왜일까요. 우리의 영어 교육 목표는 오직 시험 점수였습니다. 시험 점수만 적당히 나오면 된다는 생각으로 영어에 접근했으니 시험이 끝나고 잊혀지는건 어쩌면 자연스러운 일인지도 모르겠습니다.
"한국 학교의 교과 내용과 평가 방식도 응용문제를 다루는 방식으로 바뀌었습니다. 왜 그렇게 바뀌었는지 이유를 아시나요? PISA 테스트에 그러한 유형의 문제가 나오기 때문입니다."(maybe p.13)
한국 교육부가 국제 학력 평가를 대비하기 위해서 이렇게 교육 정책을 짜는 판에.
문법과 정답을 지향해야하는 살아남을 수 있는 한국식 교육에.
학부모가 할 수 있는 선택은 많지 않습니다.
언어를 배우는 가장 근본 이유는
그 언어로 말을 하는 것입니다.
처음 서두를 읽고 "너무 이상적인 이야긴데..."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초등학교 3학년 (코로나로 줌으로 수업을 해서) 영어 수업을 제가 몰래 엿본적이 있습니다. 아이들 영어 실력이 가장 격차가 크단걸 이미 선배맘들에게 들어 알고 있었지만 눈으로 보니 더 충격적이었습니다. 아이들 영어 실력이 정말 옹알이 수준부터 대통령 연설도 하겠다(?) 싶은 수준까지 극과 극이었어요.
영어로 뼈맞아본 학부모로서 저자의 이야기가 너무 꿈같은 이야기다 생각이 들었는데 다행히 이런 기우는 오래 가지 않았습니다. 저자는 본론으로 들어가자마자 현실적인 교육 문제들에 대해서도 조언을 아끼지 않았어요.

단어 암기 해야 할까?
저자는 어린 아이가 영어를 시작한다면 단어 암기로 가르치면 안된다고 말합니다. 그래도 단어를 굳이 암기시키겠다면 <vocabulary workshop> 추천합니다. (단순 암기가 아닌 문장으로 어떻게 활용되는지 배울 수 있기 때문.)
저자는 단어를 암기하면 순간적으로 아는 단어가 많은 것처럼 느껴져 착각에 빠질 수 있기 때문에 아이가 성취감을 느낄 정도, 정신 노동에 시달리지 않는 수준에서 하길 권합니다. 단기기억인지 내가 이 단어를 문장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소화했는지를 꼭 확인해야겠습니다.
문법은 언제 배우는 게 좋을까요?
저자는 AR기준 AR2 정도의 독서 레벨일 때 학생 취향을 고려해 문법책을 고르라고 하네요.(책에 레벨 설명이 있어요. 인터넷으로 AR지수를 치면 확인할 수 있는 자료들도 많아요.)
"많이 사용하는 교재는 『My Flist Grammar』와 『My Next Grammar』입니다.『 My Fist Grammar』는 원어민 유치원 수준의 아주 쉬운 문법 교재입니다. 『My Next Grammar』는 원어민 초1, 초2 수준의 쉬운 문법 교제입니다. 학생의 영어 실력에 따라서 둘 중 하나를 선택해서 시작하면 됩니다."(p.90)
#영어는듣기부터 시작
#말하기책읽기 로 다지고
#토론 으로 발전해나가는 순서
저자는 영어도 다른 과목과 마찬가지로 결국 자기주도학습이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독서와 하브루타식 토론을 강조해요. 저자가 운영중인 영어 학원에서 책과 토론, 1:1 수업 등으로 영어를 가르치고 있더라고요. 책에 어떤 교재로 어떻게 수업을 하는지 자료까지 첨부해 자세하게 알려줘서 #엄마표영어 하는 분들께 도움이 될 자료들도 있었어요.
저자의 말에 따르면 학원에서 아이에게 문법을 가르치면 원어민 강사에게 지출되는 비용을 아낄 수 있고, (학부모도 덩달아 원비 절감) 대규모 인원을 수업할 수 있어 수익면에서도 좋습니다. 시험 출제도 쉽고, 한번 만들어두면 두고두고 쓸 수 있으니 수고를 덜 수 있고, 교사가 유창한 회화 능력이 없어도 학생을 가르칠 수 있습니다.
반면, 책을 통해 토론을 통해 영어를 가르친다는건 품이 상당히 많이 드는 일이에요. 영어책을 읽고 이야기를 나눌 것들을 추리고, 활동도 직접 준비해야 하고, 토론도 체계적으로 준비해야 하고... 선생님이 준비해야 할 일이 상당히 많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자는 이 방식이 옳다 생각해 수고를 마다하지 않고 있습니다.
공부하는 방법에 정답은 없습니다. 자기만의 스타일, 루틴, 취향이 적절히 녹아들어 배움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면 이미 잘 하고 있는거라 생각합니다. 물론 "한국"에 사는 이상, 저희 아이들도 언젠간 수능영어를 위한 교육도 해야한다 생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은 영어책 교육, 1:1 수업, 하브루타식 토론이 더 끌립니다. (아직 덜 맞은걸까요?ㅠ)
#엄마표 공부의 가장 약점은 바로 체계적이지 못하다는 점입니다. 영어든 수학이든 내가 잘 가르치고 있는지 의심이 들어 학원 혹은 전문 강사들은 어떻게 가르치는지 비교하고, 확인합니다. 이 책을 읽겠다 마음 먹은 것도 이런 맥락에서 였어요.
영어책읽기를 하다가도 읽고 나서 무얼 해야할지, 어떤 이야기를 나눠야할지 막막할 때가 많았습니다. 독후활동도 단어암기같은 학구적인걸(?) 해야 한단 압박감이 들기도 하고, 아이 물음에 이런저런 답을 해도 정답인지 확신이 없어 저도 흥미가 점점 떨어지게 되더라고요. 아이들과 몇 분 동안 영어로만 말하기! 게임을 해도 저만 계속 떠들고 있고요. 그래도 계속 해야겠습니다. 손놓고 있었던 #영어책읽기 에 다시 불을 지펴봐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