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주령 2
전형진 지음 / 비욘드오리진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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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세기 조선, 영조는 노론을 견제하고 흉년을 대비하기 위해 금주령(禁酒令)을 내렸습니다. 금주령은 술 제조와 판매를 금해 술을 빚느라 소비되는 곡식을 줄여 조금이라도 끼니를 채울 수 있게 하기 위해 실시한 법으로 겉으로는 백성들의 굶주림을 걱정해 챙기는 것으로 보이지만 속내는 아주 달랐습니다.

​소설 <금주령 1,2>는 18세기 조선, 금주령 기간을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1권은 백선당에서 산곡주를 주조하는 양일엽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그는 지역의 가난한 백성들에게 자선을 베풀고, 금주령 기간에도 일자리를 주고, 자녀들에게 글공부를 가르쳐주어 동네 사람들에게 존경받는 인물입니다.

맛이 좋아 웃돈을 주고라도 술을 사려는 사람들이 줄을 서지만 그는 술 빚는 양을 늘리지 않습니다. 금주령을 지키기 위해 애쓰지만 관료들은 그를 가만 두지 않습니다. 산곡주를 얻기 위해 온갖 비열한 수를 동원해 식솔들을 괴롭힙니다.

​이렇듯 금주령 중에도 고위 관료들은 편히 술을 즐기고, 관리들은 단속을 빌미로 민초들을 더 옭아매 괴롭게 했습니다. 실낱같은 희망으로 철옹성같은 부패 세력을 타파하기 위해 남몰래 그들의 뒤를 밟는 몇 명이 있었지만 절대 다수인 부패한 관료들이 똘똘 뭉쳐 철옹성은 쉽게 무너지지 않습니다. 결국 장붕익 훈련대장이 끝내지 못한 전쟁은 손자인 장기룡까지 대를이어 계속됩니다.

​승려들은 장치경에게 원통함을 풀라는 의미로 해원이란 새이름을 주었습니다. 귀한 집에서 자라 손에 물 한 번 묻혀본 적이 없던 처는 승려들의 밥을 해 먹이고, 자신은 나무꾼으로 새 삶을 시작해야 했으니 그 고생이 얼마나 크고 부모에 대한 원망이 얼마나 깊었을까요. 그는 절에 기대어 살아가면서도 부처를 원망했습니다.



그런 부모를 보고 자라며 아들은 절에서 스님이 되지 못하고 자꾸 겉돕니다. 노력하지만 승려들이 좀처럼 그를 받아주지 않아요. 아마도 그의 운명을 미리 예측한게 아니었을까요.



그런 그가 운명을 받아들일 수 있을까요?

후손이란 이유로 종속된 모습에 연좌제란 단어가 떠오르기도 해 마음이 아팠습니다. 스포가 될까 조심스럽지만 유전보단 참을 수 없는 정의로움이라고만 덧붙여봅니다. 자고로 주인공에게 시련을 통한 성장은 필수이지요.

​밀주 이권을 장악한 범죄조직과 부패한 관리들로 인해 혼란에 빠진 조선을 구하기 위해 나선 의로운 이들의 색출과 검거, 복수와 응징의 대서사시



18세기 조선 거기다 금주령이라니 소설의 배경이 신선해 관심이 쏠렸습니다. 2권에 두께도 있었지만 대한민국컨텐대상 스토리부문 우수상 수상작이란 말에 완독은 할 수 있겠다 용기가 생겼습니다.



인물이 적지 않지만 서사 흐름만 잘 따라가면 쉽게 기억할 수 있게 구성되어 있는 잘 지어진 건물 같기도 하고, 세세한 이야기들이 골고루 담겨 있는 모양새가 푸짐한 한정식 밥상 같기도 한 소설이었습니다. 한국 소설에 한줄기 빛을 더해줄 탄탄한 작품을 만나 기뻤습니다.







+

드라마를 염두에 두고 쓴 건지는 모르겠지만 내용 전개가 드라마 장면 전환처럼 한토막 한토막 명확하게 잘라지는게 신기한 작품이었어요.

글, 스토리를 공부하고 계신다면 꼭 읽어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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