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면 나와 결혼할까? - 매일 조금씩 나아지는 나를 응원해
후이 지음, 최인애 옮김 / 미디어숲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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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드는 걸 실감하게 되는 순간이 있습니다. 스마트폰 속 오래 전 사진을 볼 때, 눈가의 주름이 유독 눈에 띈 날, 예전같지 않은 기억력에 놀랄 때 등... 아이들이 어릴 땐 배우자까지 챙길 여유가 없었습니다. 두 아이가 모두 초등학생이 되어 유아 티를 벗고 나니 이제야 배우자를 볼 여유가 생겼습니다.



아이들 없이 둘이 이야길 나눌 때면 "우리가 함께 늙어가고 있구나."란 생각이 듭니다. 변치 않는 것도 있어요. 제가 배우자를 택할 때 가장 중요하게 여긴 신뢰, 성품, 존경, 책임감 이 네 기둥은 여전히 굳건합니다. 세상 모진 풍파를 겪는 동안 변치 않는 걸 보며 더 두터워졌어요.



그도 나를 그렇게 볼까요?

그러길 기대하지만 자신은 없습니다.




<나라면 나와 결혼할까?>의 저자는 "결혼은 꼭 품위있는 사람과 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저자가 말하는 품위는 옷을 멋지게 차려입고 매너있게 행동하는 것 그 이상을 의미해요. 예의를 지키는 건 물론, 쉽게 흥분하지 않고, 자기 고집에 매몰되지 않고, 잘못은 반성할 줄 아는 사람. 언제 어디서든 적.절.하.게 행동하고, 늘 여유있고 넉넉하며 선의와 타인에 대한 존중을 갖춘 사람이야말로 '품위'있는 사람이지요.



이런 행동이 특정인, 특정 장소에서만 드러난다면 그건 진짜 품위가 아닐꺼에요. 마음 속 생각과 겉으로 드러나는 행동이 같은 사람 그러니까 집 안에서 가족을 대하는 것이나 밖에서 고객을 대하는 게 같은 사람이 되어야 하는데 상처는 가까운 사람과 주고 받게 되죠.



나는 배우자에게 풍랑같은 존재인지, 등대가 되어주고 있는지 책을 읽는 내내 제게 의문이 들었습니다. 지금도 당당하게 그렇다고 말할 순 없어요. 남편이 이 책의 표지를 들여다보는 모습만 봐도 전 뜨끔했거든요. <기분이 태도가 될 때>이후로 오랜만에 속이 찔렸습니다.



찔려도 어쩌겠어요. 이게 저인걸. 허허. 그저 배우자로서, 어미로서, 여자로서, 한 인간으로서 부족한게 많지만 그래도 이 책을 통해 남편에게 제가 노력하고 있단게 비춰졌길 바라봅니다.




"발아래 진창 때문에 걷기 힘들어도,

그 덕에 늪으로 미끄러지지 않을 수 있음을,

어둠이 잠시 눈 앞을 가린다 해도,

그 덕에 희미한 빛을 발견할 수 있음을,

낭떠러지 끝에서 손을 놓아 버린 사람이,

어디선가 밧줄을 찾아들고 나타나

나를 구해 줄 것임을,

우리는 믿을 수 있게 되었다."

p.1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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