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이 되어 다시 만나는 철학 - 사는 게 불안한 우리를 위한 아주 특별한 철학 수업
김대근 지음 / 믹스커피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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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이 되어 다시 만나는 철학>은 제자백가가 모여 이 시대에 필요한 철학들을 설파(어떤 내용을 듣는 사람이 납득하도록 분명하게 드러내어 말함)한다. 제자백가는 중국 춘추전국시대(BC 8세기∼BC 3세기)에 활약한 학자와 학파를 모두 일컫는다.

학창시절 도덕시간에 줄줄 외우던 것들이라 낯설지 않은데 다르게 와 닿는건 나이가 들어서인가. 철이 들어서인가. (순전히 내 생각이지만,) 책에서 강조하고, 제자백가가 주장하는 요지는 대체로 이러하다.

공자 - 인, 예

노자 - 유유자적

묵자 - 평등, 평화

맹자 - 도리

장자 - 순리

순자 - 성장

법가, 상앙, 한비자, 이사 - 법치

명가, 공손룡자 - 이치

등석자 - 변론

혜자 - 역물십사(사물을 보는 열가지 방법)

<어른이 되어 다시 만나는 철학>의 가장 큰 매력은 춘추전국시대를 화려하게 수놓은 제자백가가 우리에게 인문학적 사고를 불러일으킨 인물들과 만난다는 점이다. 소크라테스,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 데카르트, 칸트, 콩트를 비롯한 철학자들과 빅토르 위고, 조지 오웰과 같은 소설가, 황희, 세종대왕, 예수 등이 제자백가와 대담을 펼친다.(p.6)






가장 핫(!)했던 건 바로 묵자의 담론이었다. 묵자는 묵가를 창시한 사람으로 모든 사람이 함께 의로움으로 어우러짐을 강조했다. 교과서에 나오는 사상가라고 하면 왠지 딴지를 걸기 어렵다. 나와 사상이나 가치를 다른데 두는 이도 있기 마련인데 학교에선 단순 주입시키기에 급급해 이런 걸 생각할 틈을 주지 않는다. 지금은 학생이 아니니까. 그리고 이 딴지를 또 다른 위대한 철학자, 과학자, 신, 임금님, 소설가들이 대신해주어 한결 부담이 덜하다. (훗)

알버트 아인슈타인 : 묵자님은 전쟁을 싫어한다고 들었는데 어찌 무기를 만드는 건지요? 전쟁을 즐기는 것 아닙니까?

묵자 : 그럴리가요. 오히려 전쟁을 막기 위해서죠. 이 무기들은 전쟁을 하기 위해 만든 게 아니라 전쟁을 막기 위해 만든 것입니다....

알버트 아인슈타인 : 방어를 위한 전쟁이더라도 전쟁은 전쟁이죠.

토마스 아퀴나스 : 묵자님의 전쟁은 정당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정당한 전쟁이 있다고 봤죠. ...

볼테르 : 묵자님의 생각은 지나치게 권위주의적이군요. 윗사람이 반드시 더 좋은 의견을 제시한다고 볼 수 없지 않을까요? 아랫사람이 더 좋은 의견을 가질 때도 많은데 말입니다.

묵자 : 그럴 수는 있습니다. 그렇더라도 따라줄 수 있는 일 아닐까요. 책임의 주체는 결국 윗사람이니 그를 따르는게 힘을 합치는 데 더 나은 방법일 때가 있습니다.

p.93-103에서 발췌

책에는 공자의 인과 예를 소크라테스가 설명하고 플라톤의 이데아와 노자의 도가, 또 애덤 스미스의 이론과 만난다. 그뿐인가, 도덕경에서 언급되는 소박함, 내가 가진 것을 감사할 줄 아는 순한 마음은 에리히 프롬의 소유 양식, 존재 양식과 연결된다.(p.78) 또한 노자가 "물처럼 사는 것이 가장 좋다"(「도덕경」 8장)고 하면서 물이 가진 부드러움을 강조하며 평생 무위를 실천했는데 그런 노자의 모습은 김수환추기경이 바보라고 불리던 모습과 많이 닮았다.

<어른이 되어 다시 만나는 철학>은 한계와 경계가 없는 변화의 철학을 강조한 장자의 사상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 어른이 되어 만났지만 스승들의 대화같이 느껴지는게 난 아직 어른이 아닌 것 같기도 하지만. 엿듣는 것 만으로도 뿌듯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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