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는 변주하길 좋아한다. 인터넷이 보급된지 이십여년, "통신"망으로 활용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우린 필요한 정보를 검색하고 지식을 공유했다. 인터넷이란 바다에 끊임없이 통나무(log)를 던져 길을 개척하던 우리의 뇌는 이제 AI와 연결되어 있다 해도 틀린 말이 아닐만큼 밀접해졌다. "컴퓨터를 인간 뇌의 뉴런(신경) 시스템처럼 시냅스의 발화점을 만들어주면 인간의 뇌를 닮은 것이 생겨나지 않겠느냐... 서로 결합하고 생성하는 사람의 뇌를 모방한 뉴럴 네트워크를 통해 티칭(Teaching)에서 러닝(Leaming)으로 가는 '기계 학습' 개념이 생긴다."(p.189)그렇다고 겁먹을 필요는 없다. 자가용이 우리의 발을 대신하지만 대체할 순 없는 것처럼 AI도 결국 사람의 손에 달려있다. 어떤 차인가보다 운전을 누가 어떻게 하느냐가 더 중요한 것처럼. '왜 한국에는 구글 같은 회사가 없는가.' 이세돌 알파고의 경이로운 바둑 게임을 보면서 우리는 그런 질문을 던져보지 않았다. ... 초창기 구글이라는 올챙이의 꼬리는 바로 '페이지 링크'라는 검색 알고리즘이었다. 대다수는 구글을 검색 엔진으로 알지만 래리 페이지는 인공지능 AI를 꿈꾸며 구글을 만들었다. 올챙이를 보고 개구리를 떠올린 사람은 없었다. 창업자 외에는. 이렇게 큰 그림을 볼 줄 알아야 하는데 우린 기존의 것을 잘 활용하는 재주는 탁월하나 새로운 무언가를 창조해내는 힘이 부족하다. 고(故) 이어령 선생님은 여기에 한국인이 사활을 걸고 뛰어들어야 한다고 말한다. 이미 판은 벌어졌다. 출발이 한 발 늦었기 때문에 알파고 포비아(공포)에 빠져있지말고 빨리 뛰어들어 이전 세대가 한국을 IT강국으로 만든 것처럼 AI강국이 되도록 박차를 가해야 한다고 강하게 권한다. 저자는 AI가 한국과 결합하면 AW(Artificial Wisdom) 인공지혜가 될 것이라고 말한다. (해양족들은) 선박의 속도를 재기 위해서 통나무(log)를 바다에 던진다. 그래야 해양일지에 몇 노트로 달렸는지 기록할 수 있다. ... 해양족들이 배를 몰고 나갈 때 하는 것이 로그인이고 그 항해일지다.p.169-170고(故) 이어령 선생님께선 인공지능시대에 우리가 지향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 이야기하고자 하셨다. 세계가 교류가 잦아지며 점점 사고가 단일화되어 가는 흐름 속에 저자는 서양의 기계론적 세계관에 반기를 든다. 옛이야기가 된 동양사상, 서양과의 문화 차이를 전승하려 애 쓴 흔적이 책 속에 역력하다. <너 어떻게 살래>는 저자가 영면에 들기 전까지 집필하던 원고라 퇴고 전의 날 것 느낌이 강하다. 아쉬운 마음이 드는 부분도 있지만, 유작이 아니었다면 만나볼 수 없었을 문장들도 통나무 조각 처럼 띄워져 살아 있다 생각하니 의미가 각별하게 와 닿았다. 의미있는 log-in이 궁금하다면 꼭 한번 읽어보길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