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기의 세계 - 뇌과학자가 전하는 가장 단순한 운동의 경이로움
셰인 오마라 지음, 구희성 옮김 / 미래의창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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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해 입 아프지만, 걷기에 관한 책을 읽었으니 걷기의 좋은점에 대해 먼저 이야기해야겠습니다.

걷기는 심장을 튼튼하게 하고, 뇌혈류를 증가시킵니다. 스트레스와 손상 입은 신체 기관을 보호하고 기능을 회복하고, 소화기능을 돕습니다. 정기적인 걷기 활동은 노화에 제동을 걸고, 역노화라는 결과를 가져다 줍니다. 꾸준히 걷다보면 미끄러운 빙판길이나 흔들다리 위에서 어떻게 균형 잡아야 하는지 감각을 익히게 되고, 주변을 탐지하는 기술이 늘어납니다. 저자는 이를 두고 뇌 안의 GPS를 활성화시킨다(p.103)고 표현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서 있는 단순한 동작만으로도 인지와 신경계가 더 활성화됩니다.

<걷기의 세계>는 한 개인의 걷기 뿐 아니라 도시, 사회, 인류에게 걷기가 어떻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두루 살펴봅니다. 제목 그대로 걷기의 '세계' 전체를 조망하고 있어요. 그 중 인상깊은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바로 멍게의 걷기.

멍게의 생명 주기는 조금 특이합니다. 초기인 유생 상태에서의 멍게는 자유롭게 유영할 수 있고 사냥하며 항상성(생명 현상이 제대로 유지되기 위해 특정한 상태를 유지하는 생물체의 성질-역주)을 유지하기 위해 애씁니다. 살아 움직이는 존재이던 멍게는 자라면서 고착 단계로 전이하고 편한 바위에 몸체를 고정합니다. 그곳에서 이제는 더 이상 필요 하지 않은 뇌와 척수 그리고 눈세포를 재흡수하여 영양분으로 삼아요. 멍게는 이제 생식기관이 달린 위Stomach에 불과한 생물체가 됩니다. 더 이상 움직이지 않는 상태에서 '뇌'는 무용지물이 됩니다.(p.43-44)

인간은 특별히 빠르게 달리지는 못하며 단거리에서 호랑이와 가젤과 같은 다른 종들에게 뒤쳐진다. 반면에 걷기에서는 그 어떤 종에 비해서도 탁월한 능력을 보인다. 이것이 바로 인간이 지구 위에 아주 광범위하게 퍼지게 된 비밀 열쇠다. 인간은 모든 동물들 중 가장 넓게 확산된 종으로, 지구의 북극단과 남극단 그리고 그 사이에 있는 거의 모든 지역에서 살고 있다. 걷기는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를 탐구하고 경계를 더욱 확장할 수 있게 했다.
p.58


진화론에선 직립보행을 인류사의 방점으로 봅니다. 아이가 태어나 걷기 시작하면서 신체적, 사회적으로 엄청나게 발달하는 것처럼요. 한 개인의 작은 걸음 걸음이 쌓여 개인이 사회화될수록 도시 환경은 건강해지고 사회는 더 안전해집니다. 걷다보면 뇌세포가 활성화되면서 생각이 정리되고 바른 사고를 할 수 있습니다. 또 일상에서 잠시 떨어져 있는 느낌이 주는 해방감으로 우울증이나 스트레스가 줄어들기도 합니다. 걸음으로써 더 피곤해지는게 아니라 현대 사회에서 받는 피로를 걷기로 풀어야 한다고 저자는 말합니다.

역으로 생각해보면 인간이 더이상 걷지 않는 순간, 우리의 신체는 물론 도시도, 사회도, 인류 역사도 건강하지 못하게 됩니다. 저자는 걷지 않으면 퇴화한다고 강하게 주장하기도 합니다만 퇴화를 피하기 억지로 걸을 필요는 없겠습니다. 걷기가 주는 유익이 너무 많고 우리 DNA에 새겨진 걷기 유전자가 있기 때문에 인류가 걷기를 포기할 일은 없을거라 봅니다.



걷기를 통해 꿈의 특성인 시간적 의미의 상실 그리고 몽상, 서로 다른 기억과 생각의 자유로운 연상을 경험할 수 있다. 척수의 패턴 발생기에 의해 걷는 속도가 규정되고, 규칙적인 걷기 리듬에 빠져들어 시간을 덜 의식하게 되면 모두가 필요로 하는 창의적 사고의 문이 열린다.
p.212

자, 글은 이제 끝을 맺었으니 움직여볼까요? 걸을 시간이 도저히 나지 않는다면 잠깐 일어섰다 앉기라도 해보세요. 멍게처럼 가만히 앉아 있지만 말구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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