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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인의 탄생 - 내 옆자리의 악인은 왜 사라지지 않을까?
도키와 에이스케 지음, 일본콘텐츠전문번역팀 옮김 / 드루 / 2022년 5월
평점 :
코로나가 한창이던 시기, 외부의 위험으로부터 가족을 지켜야 하는 것도 힘들었지만, 아이와 24시간 내내 붙어지내며 쌓이는 양육 스트레스를 풀 곳이 없어 꽤 버거웠습니다. 저 뿐만 아니라 많은 엄마들이 공감했고, 아동학대가 더 심해질꺼란 우려섞인 이야기가 나올 정도였죠. 애석하게도 이 예측은 틀리지 않았습니다.
세이브더칠드런의 조사 결과 코로나19 봉쇄로 인한 휴교 전 8%에 머물던 가정폭력 경험 비율이 17%로 두 배 이상 증가했습니다.(출처:통계청https://m.blog.naver.com/hi_nso/222146655643)
충격적인 수치이지만 (제 생각에) 이는 시작에 불과할 뿐이에요. 한 두번의 폭력, 몇 시간의 방임이 차곡차곡 쌓여 습관이 되어가는 동안 폭력은 점점 더 강도가 세지고, 방임은 시간이 길어집니다. 그리고 코로나가 끝났다고 학대가 끝나진 않아요. 이미 2년동안 습관으로 굳어졌기 때문에. 올해나 내년, 내 후년에도 아동학대로 상처입은 아이들은 계속 뉴스에 나오게 될거에요.
<악인의 탄생>은 제 목숨 바쳐 낳은 자식의 목숨을 거두는 끔찍한 이 악당이지만, 사회가 낳은 피해입은 가해자로 바라봅니다. 사회 구성원으로서 우리가 감당해야 할 몫이죠. 저자는 이런 문제를 사회가 어떻게 예방, 대처해야 하는지 <악인의 탄생>을 통해 조명하고 있어요.
<악인의 탄생>은 뉴스를 장식하는 악인들 뿐 아니라 우리 주변에서 교묘하게 사람들을 고통스럽게 만드는 악인들에 대해서도 이야기해요. 한 사람이 악인으로 성장하기까지 미치는 사회의 구조적 문제를 되짚어봅니다.
모든 악인은 사회가 만든 거지 사람은 죄가 없단 말은 동의하지 않지만 그것만 빼면 사회가 어떻게 해야할지 배워야할 내용이 아주 많았어요. 시스템뿐 아니라 우리 개인이 어떤 역할을 해야할지도 돌아볼 수 있었어요.
책을 읽으면서 어쩌면 사회에서 심리적인 부담, 스트레스를 완화해줄 프로그램이나 지원, 상담이 있었다면 조금이라도 폭력적인 성향을 억제시킬 수 있지 않았을까..하는 안타까운 마음이 들기도 했어요. 어려 원인이 있지만 결국 마음을 돌보지 못해 생긴 일이란 생각이 들었거든요.
방화, 음주 운전, 테러 ... 사회 문제는 사라지지 않을 꺼에요. 하지만 줄일 순 있어요. 범죄 분석 기술이 늘면서 연쇄살인범이 될 악인들이 빨리 잡혀 더 많은 피해를 줄이는 것처럼 말이죠. 악인이 만들어지는 구조를 하루라도 빨리 깨 부수는데 이 책이 일조하길 바라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