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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하는 유전자 - 삶의 방향을 바꾸는 인간의 생물학적 본성에 대하여
요아힘 바우어 지음, 장윤경 옮김 / 매일경제신문사 / 2022년 6월
평점 :
태도가 유전자에 미치는 영향
"우리 인간이 (도덕적으로 선하다 이해되는) '좋은 삶'을 살도록 정해진 존재인지 ... 혹은 우리의 생이 인간성이라는 원칙과 '좋은 삶'의 방향성을 따르려면, 우리 인간이 타고난 실제 본성을 지속적으로 꾸며내야 하는건지 한번 알아보고자 한다."
p.16-17
<공감하는 유전자>는 사회적 경험이 어떻게 유전자에 도달하는지 그 과정을 상세히 그리고 있다. eudaemonia(에우다이모니아)를 아리스토텔레스는 '행복으로 가는 길'이라고 설명했다. 완성된 행복, 결과 그 자체만 쫓는 쾌락주의와는 아주 다른 의미로 내가 속한 사회, 내가 어울리는 사람과의 조화를 이루는 과정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이 단어는 이 책의 핵심 단어이다.
결과부터 내놓자면 우리 유전자는 이기적이지 않다. 만약, 이기적이라면 쾌락주의로 기울어야 하는데 (근래 발표된) 과학적 발견은 그것과 반대된다. 심리학에 관심있다면 삶의 태도와 정신 건강 사이의 밀접한 상관관계라던가, 에우다이모니아적 '마인드셋'이 인간의 두뇌에 신경생물학적 지문을 남긴다는 사실 또한 알고 있을 것이다.
위험 유전자 클럽 CTRA(Conserved Transcriptional Response to Adversity, 역경에 대한 보존 전사 반응, 53개의 유전자가 이 클럽에 속해 있다)에는 흡연, 알코올 섭취, 스트레스, 육류 섭취 뿐 아니라 삶에 대한 (결여된) 철학적 태도 또한 우리의 건강에 장기적인 해를 가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저자가 한 실험에서 삶의 만족도, 행복도와 함께 '공공심'을 조사했는데, 쾌락적인 삶을 추구하는 참가자들은 위험 유전자들의 활동이 활발했고, 의미 지향적인 '좋은 삶'을 추구하는 에우다이모니아적 태도를 가진 참가자들의 위험 유전자들의 활동은 적었다.
"선한 인간성, 에우다이모니아적인 좋은 삶, 사회 친화적 공존, 공공심, 공평, 공감을 지향하는 태도는 인간의 건강에 유익한 유전자 프로그램 및 신체 체계를 활성화시키며 질병의 위험을 줄인다."(p.172)
저자의 주장은 유전자가 의식이 있다는 뜻은 아니다. 유전자가 도덕성을 만들어내는 역할을 하는 건 아니지만 "선을 향한 애정이 우리 건강에 유익한 활동 패턴으로 화답하"(p.58)도록 설계되어 있다. 물론, 의사가 건강식을 추천한다고 항상 절밥을 먹진 않는 것처럼 우린 의지가 있어 무엇이든 선택할 수 있다. ^^;;
사회에서 겪은 일들이 유전자에 새겨져있는 우리 몸은 물리적으로는 '개인'의 상태이지만 '신경적으로 연결'(p.91)되어 있다. 이를 두고 저자는 "인간사이의 공명"이 있고 이는 마치 "맞울림을 낸 두번째 기타 줄의 상태"(p.102)처럼 연결되어 서로 영향을 미친다고 표현했다. 그렇기 때문에 '도덕적 전염'(p.189)이 될만큼 서로 '공감'하는 것이다.
인간성, 공감성이 우리가 만들어낸 이상이 아니라 핏속에 흐르고 있기 때문에 우린 '공감'을 강요하거나 수치화해 '이 정도만 해.'라며 규제하고, '이 정도는 해야지!'라고 투쟁할 필요가 없다. 다만, 본성에 숨어 있다고 방치해둘 것이 아니라, 발현되도록 잘 성장, 발전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공포 영화 속 (늘 혼자 살겠다고 설치고 엉뚱한 방향으로 나서서 목숨을 잃는..) 첫번째 희생자가 되고 말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