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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을 넘지 않는 사람이 성공한다 - 안전거리와 디테일이 행복한 삶의 열쇠다
장샤오헝 지음, 정은지 옮김 / 미디어숲 / 2022년 6월
평점 :
코로나로 생겼던 각종 규제가 풀어지면서 다시 만남이 잦아지고 있습니다. 저도 열 명 이상 모이는 모임이 매 주 생기고 있는데요. 다시 모여 기쁘지만 씁쓸한 일도 있었습니다. 며칠 전 모임에서 한 분이 배우자의 단점을 날카롭게 비판했어요. 문제는 그 배우자가 함께 있었다는 사실이에요. (가시방석 ㅠ) 뒤늦게 상대의 불편해하는 기색을 알아차리고 선을 넘었다며 미안해 했지만 이미 엎지러진 물을 주워담을 순 없었습니다.
오랜만의 모임으로 다들 텐션이 올라가 그런지 실수가 잦습니다. 안그러던 분들이 실수하시는 걸 보며 '조심하자. 지나치게 행동하거나 말하지 않게 한번 더 생각해보자.' 되뇌이고 있어요. 여러분은 어떠세요? 상대의 선, 잘 지켜주고 계시나요?
"사랑은 마치 춤을 추는 것과 같아서 한쪽이 스텝을 밟으면 다른 쪽은 뒤로 물러나야 한다. 이런 암묵적인 약속이 있어야만 마음껏 춤을 추면서도 엉키지 않을 수 있다."
p.218
적당히 선을 지키는 친구를 만나고 돌아오면 에너지가 충전되고 마음이 편하지만 과하게 들이대거나 취조하듯 캐묻는 이들을 만나고 돌아오면 그렇게 피곤할 수 없어요. 스텝이 안맞는 사람과 억지 장단에 맞춰 춤을 췄으니 피곤할 수 밖에요. 그동안 '내 문제'라고만 생각했는데 책이 위로가 되었습니다.
필자는 서로 선을 지켜야 관계가 건강하게 유지될 수 있다고 믿습니다. 나와 취미가 비슷해서 혹은 또래 아이를 키운다는 이유로 만남의 물꼬를 트긴 쉽지만 노력없인 좋은 관계를 유지할 순 없어요. 서로 선을 지켜줄수록 관계는 건강해지고 오래 지속될 수 있습니다.
저와 반대의 생각을 가진 이도 물론 있습니다. 사적이고 은밀한 비밀까지 터 놓아야 진짜 친구가 될 수 있다며 온갖 것들을 묻고 답을 강요했어요. 사춘기엔 비행을 권하고, 직장에선 비리에 공조하게 만들고, 엄마들끼린 부부관계까지 묻는... 전 이 모든 게 선을 넘는거라 생각해요.
내가 너무 까다로운가 싶기도 하지만, 굳이 타인의 방어선을 공격해 멘탈을 흔들어 놓고 좋아한다니... 가스라이팅 아닌가요? 선을 넘는 건 무례함을 너머 큰 상처가 될 수 있습니다. 사회적 성공이 아니라 인성의 성공, 완성을 위해 선을 지킬 줄 알아야 합니다.
옛말에 "존귀한 사람은 치욕을 숨기고, 현명한 사람은 잘못을 숨기고, 친한 사람은 병을 숨긴다."(p.20)는 말이 있습니다. 말이 없어 재미없는 사람이 될 지언정 사람들을 웃기기위해 다른 사람의 치욕을 드러낸다거나, 남의 병을 드러내 내 건강을 자랑치 말아야 합니다. 다행히 제 주변엔 이런 분들이 훨씬 많습니다. 이제 저만 돌아보면 되겠어요. '나는 과연 타인의 치욕이나 실수, 과오, 병을 덮어주고 있는가?' ...
책을 읽으며 매겨본 저의 성적표는 아직 "노력을 요함" 수준 입니다. 하루아침에 성인군자가 될 순 없겠죠. 그저 작년보다는 성장하길. 오늘도 좋은 사람에 한발짝 더 가까워지길 바라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