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 브레인 - 코로나19는 우리 뇌와 일상을 어떻게 변화시켰을까
정수근 지음 / 부키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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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데믹 브레인>


얼마전 마스크 착용으로 뇌에 공급되는 산소양이 부족해 우리 사고에 영향을 끼친다는 기사를 보았다. (아이 뿐 아니라 어른도 영향이 있다고.) 그 기사를 보고 "내가 마스크를 써서 기억력이 나빠지나?"하는 생각이 스쳤다. 이처럼 앞뒤 상황 판단없이 "코로나 때문인가?"하는 생각이 스쳐갈 때가 종종 있다.


IMF의 영향으로 지금 50대 고독사가 늘어난 것처럼 오늘의 코로나는 내일뿐 아니라 몇 년, 길게는 몇 십년 뒤에도 우리 삶에 영향을 끼칠 것이다. 이 그림자에서 벗어날 수 없다면 우린 어떻게 해야 할까? 우선 현재 상태를 정확히 알아야 한다. <팬데믹 브레인>은 그 출발점에 서 있다.


출발하기에 앞서 꼭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 있다. 기사, 과학자들의 주장을 무턱대고 믿지 말자.
아래 표는 미국 영화 배우 니콜라스 케이지가 출연한 영화의 수와 수영장에서의 익사자 수를 나타낸 그래프이다. 당연히 아무 관계 없지만 묘하게 굴곡이 같다. 그저 우연히 발견된 이상한 상관관계일 뿐이다. 심리학 연구는 제한점이 있기 때문에 복잡한 인간 행동의 일부분만 설명할 수 있다. 그러니 무턱대고 믿진 말아야 한다.


코로나는 정말 뇌에 영향을 미칠까?
이게 가장 궁금해 책을 읽고자 마음 먹었는데 답을 생각보다 빨리 얻을 수 있었다. "2022년 3월까지 코로나 감염으로 사망한 사람들의 뇌를 조사한 연구에서 코로나 바이러스가 뇌에 침투했던 직접적인 흔적을 찾아내지 못했다. 하지만 코로나19 사망자의 뇌 상태는 마치 치매 같은 퇴행성 뇌질환에 걸린 사람처럼 여기저기 손상을 입었다.(p.26) 그렇다고 코로나바이러스가 결코 우리 뇌에 들어가지 못한다는 것을 증명한 것은 아니다.(p.28)"

저자는 여러 사례를 들어 완치 된 후에도 인지기능이 저하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 정도의 차이는 있어도 코로나 감염이 인지 기능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례가 계속 보고되고 있다. 코로나 확진 이후로 몇 년 동안 잠잠했던 두통이 다시 아주 심해진 것도 후유증일 수 있을까. 궁금했지만 이에 관한 내용은 없었다. 🥺 필자처럼 후유증을 호소하는 이들은 많지만 아직 밝혀진 건 없고 연구 중에 있다.

코로나에 걸리지 않았어도 후유증으로부터의 자유가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확진자 수가 얼마였는지, 사회적 거리두기 정책은 얼마나 잘 시행되고 있는지, 백신은 차질 없이 보급 되고 있는지 등 여러 요인이 사람들의 평균적인 정신 건강 상태에도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그래도 희망적인 건 우리의 뇌는 쓰면 쓸수록 변화한다는 사실이다. 저자가 제시한 예 중에는 뇌의 절반을 제거 받고도 일상생활에 큰 문제를 보이지 않고 사는 환자도 있었다. 대부분의 후유증이 회복 가능한 수준이라면 아니 코로나가 어떤 상처를 남겼든, 이제 우리에게 남은 숙제는 하나다. 다친 날을 상기시키기보단 상처가 아물고 새 살이 잘 돋을 수 있게 관리, 치유, 회복하는데 집중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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