퓰리처 글쓰기 수업 - 논픽션 스토리텔링의 모든 것
잭 하트 지음, 정세라 옮김 / 현대지성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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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 과학자들은 "그 속에 담긴 교훈이 생존에 보탬이 되기 때문에 우리가 스토리에 끌린다."(p.260)고 주장한다. 필자 또한 꼭 필요하다 느끼는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끌리는 책을 읽고, 하고 싶은 말을 글로 쓰는 것도 생존 본능이 될 수 있다 생각한다. 마음이 아플 때 책을 읽거나 글을 씀으로 상처가 치유되는 경험이 있다면 공감할 것이다. 픽션, 논픽션, 호, 불호를 떠나서 우리가 평생동안 쓴 글과 읽은 글을 모두 모아놓고 보면 논픽션이 월등히 많지 않을까 싶다. 그만큼 논픽션 글쓰기는 대중적으로 중요한 생존 기술이다.



《퓰리처 글쓰기 수업》은 퓰리처상 심사위원이자 <오레고니언> 편집장이었던 글쓰기 코치 "잭 하트"의 30년 노하우가 담긴 책으로 경력과 책 두께 만큼이나 설명도 팁도 구체적이다. 예문도 얼마나 구체적이고 방대한지 이 많은 책을 어떻게 다 읽었는지 책을 읽는 내내 감탄했다. 우리집 책장에도 한 칸이 글쓰기 책으로 꽉 차 있는데 그 책들과 이 책은 무엇이 어떻게 다를까?



저자는 글을 쓸 때 가장 먼저 "주제 : 명사 - 동사 - 명라"를 적는다. (p.400즈음에 있었나..) 내가 하려는 말을 적확하게 압축해두면 글을 쓰는 동안 길잡이가 되어주고, 분량을 줄여야 할 때 가지치기를 하기도 수월하다. 개인적으로 제목을 뽑는게 어려워 주제를 적어볼 생각조차 하지 못했는데 책을 읽으며 시도 중에 있다. 올해 내 완독하려고 부지런히 읽고 있는 <돈키호테>를 읽으며 끄적이던 메모장 가장 위에 몇 자 적어 보았다. "허를 찌르고 만 괴짜 기사의 쨉", "쨉을 날린 괴짜 기사, 운좋게 급소 쳐" ㅎㅎ (첫 술에 배부르고 싶다...)



"세상에 스토리는 두세 가지가 전부다. 이 두세 가지가 마치 처음 있는 이야기인 양 치열하게 되풀이될 뿐이다."
-월라 캐더


논픽션은 "사실에 근거해 쓴 글"이지만 사실, 사건만 나열하면 무미건조해진다. 장면 자체가 목적이 되지 않도록 디테일은 정확하게, 묘사는 간결하게해 여백을 독자가 메울 수 있도록 자극해야 한다. 독자가 이야기에 스스로 뛰어들게 만드는 무대는 모든 이야기의 중요한 골자이다.

이야기의 궁극적인 목표는 사건을 통해 인물을 드러내는 것이다.(p.183) 인물의 동작, 표현, 버릇 등의 디테일로 이야기를 발전시키는 동시에 인물을 형성해야 한다. 기자는 독백도 검증된 내용을 실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선 사전에 기억의 왜곡을 줄이기 위한 작업(자세한건 책으로-)이 인터뷰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모든 글의 "전제는 자신의 신념에서 나온다."(p.265) 명분, 이성, 의미, 이치. 무엇을 추구하느냐에 따라 시각이 결정된다. '문학적 자아인 페르소나'의 목소리에 개성과 방향성을 싣는 노력도 중요하지만, 좋은 글감만으론 좋은 글이 탄생하지 않는다. 아무리 재료가 좋아도 누가 요리하느냐에 따라 그 맛은 천차만별이다. 좋은 재료를 망치는 똥손도 있는 법. 호소력을 갖고 누군가의 눈길을 끌기 위해선 모르는 내용을 배우고 잊고 있던 지식을 꾸준히 상기시켜주는 이런 논픽션 글쓰기 책을 꾸준히 읽어 페르소나를 다듬고 완성해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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