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가슴 속에 동화 몇 편쯤은 들어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저의 유년기를 따뜻하게 채워준 동화는 <빨간머리 앤>과 <크리스마스 캐롤> 이 두 편이에요. 엄마가 된 후에는 <마당을 나온 암탉>이 제 마음을 강타했죠. 그리고 지금은 <푸른사자 와니니>가 저를 기다리고 있어요. 여러분의 마음 속에는 어떤 동화가 있나요? "삶은 모험의 연속입니다. 동화 속 이야기들은 긴 여정의 한순간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인생의 한순간이었던 모험이 때로는 긴 여정 속, 다른 모험을 헤쳐나갈 힘이 되기도 합니다. 그들이 긴 여정 속에서 이겨낸 모험들이 우리에게는 하나의 이정표가 될 수 있습니다."p.89《어쩌면 동화는 어른을 위한 것》에는 스물다섯편의 동화 속 우리가 잊고 지낸 것들을 일깨워줍니다. "질병과 슬픔도 전염이 되지만 웃음과 기쁨만큼 강한 전염성도 없으니, 이는 얼마나 공평하고 공명정대하며 숭고한가"찰스디킨스의 '크리스마스 캐럴' p.52<크리스마스 캐럴>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베풀고 나누는 삶의 중요성, 함께하는 삶의 기쁨"(p.46)으로 간단합니다. 하지만 주변을 돌아볼 여유를 늘 겸비하긴 어렵죠. 어른이 되고서야 어린 스크루지가 눈에 들어왔어요. 성장과정에서 겪은 고난과 긴 시간 반복된 아픈 경험들이 쌓여 스크루지의 마음의 문을 오랫동안 막고 있는게 보이더라고요. 누구라도 고난이 쌓이면 스크루지가 될 수 있을꺼라 생각해요. 반면, 앤은 입양과 파양이 반복되는 불운한 어린 시절을 보내고 커스버트 남매의 집에 보내졌어요. 이 집에서조차 남아를 원해 환영받지 못했지만, 남아 못지 않게 일할 수 있다며 씩씩하게 용기를 내 기회를 잡죠. <빨간머리 앤>은 힘든 일을 겪어도, 슬픈 일이 닥쳐와도, 억울하고 분해도 아픔에 오래 머물지 않는 앤을 보며 성장이 무엇인지를 배울 수 있어요. 아이도 어른도 꼭 한번 보아야 할 따뜻한 동화 덕분에 다시 마음이 말랑말랑해진 것 같아요. 자극적인 이야기에 화려한 영상, 재미만 추구하는 만화가 넘쳐나 이젠 옛 것으로 밀려나는게 너무 아쉽네요. 날은 추워지지만 마음까지 꽁꽁 얼지 않길 바라봅니다. "아름다움이란 꽃이 어떤 모양으로 피었는가가 아니야. 진짜 아름다움은 보는 사람에게 좋은 뜻을 보여주고 그 뜻이 상대의 마음 속에 더 좋은 뜻이 되어 다시 돌아올 때 생기는 빛남이야."정채봉 <오세암> p.19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