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내 곁에서 내 삶을 받쳐 주는 것들 - 고전에서 찾은 나만의 행복 정원
장재형 지음 / 미디어숲 / 2021년 9월
평점 :
몇 달 째, 『돈키호테』가 내 북스탠드에 전세를 냈다. 며칠에 한 번 읽다 말다 하고 있지만, 어쨌든 난 지금 "돈키호테를 읽는 중"이다. 고전은 읽는 것만큼 생각을 소화시키는 휴식시간도 중요하다. 이 시간이 깊고 고통스러울수록 열매가 달지만, 버거울 땐 고전을 이야기하는 책을 꺼내 읽으며 충전하는 시간을 갖는다.
《내 곁에서 내 삶을 받쳐 주는 것들》은 살면서 한번쯤은 겪게되는 우리의 고뇌와 번민을 고전으로 들여다본다. 너무나도 익숙해 더 알 내용이 있을까 싶은 『어린왕자』, 『위대한 게츠비』, 『데미안』, 『노인과 바다』같은 익숙한 작품부터 읽어본 사람이 진짜 있긴 한지 의문이 드는 『파우스트』, 『오즈의 마법사』,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까지 28편의 고전을 통해 각양각색의 삶을 조명해본다.
"예술은 우리가 어떤 빛깔을 띠어야 할지 자신만의 예민한 감각을 찾게 한다."(p.48)
누군가는 사랑을 노래하고, 누군가는 고통 가운데 절규하고, 어떤 고전은 철학적 통찰을 선사하고, 다른 고전은 고통을 고스란히 느끼게 한다. 주인공들이 가진 색은 다르지만, 한데 어우러져 조화를 이루는 예술작품처럼 고전이 한데 어우러지면 우리 삶의 꼴이 떠오른다.
한 가지 안타까운 것은 삶이 예술로 완성되는 순간(죽음)을 정작 본인은 보지 못한다는 것이다. (보지 못하는 것이 다행일까?) 하지만 어떤 그림을 그려나갈지는 매 순간 우리가 선택할 수 있다. 파우스트처럼 고통 중에도 지식인의 끈을 놓지 않을 수 있고, 어린왕자처럼 여우의 조언을 마음에 담을 수도 있다.
고통 가운데에서도 의미를 찾는게 우리의 본성이지만 현실은 바람대로 흘러가지 않는다. 우리네 삶 또한 며칠동안 청새치와 사투를 벌인 노인처럼 끝이 허무할 수도, 벌레로 변한 그레고르 잠자처럼 고독 가운데 죽음을 맞기도 한다.
기억에서 희미해진 고전을 다시 읽으며 놓쳤던 시간들을, 미처 챙기지 못한 고민들을 다시 손에 쥐게 되었다. 흘려보내지 못한 고민은 희망일까. 고통일까.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에서 내일 죽을 사람이 1년을 신어도 끄떡없는 장화를 주문한 것처럼, 오늘의 고민이 내일 헛된 것이 된다한들 어쩌겠는가. '인간은 노력하는 한 방황하는 법'(『파우스트』에서 주님이 메피스토펠레스에게 한 말)인걸. 내 삶이 예술까진 아니어도 흉물로 남지 않길 바라본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