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직 생명 있는 한 알의 밀알로
이연재 지음 / 쿰란출판사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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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난히도 고된 생이 있다. 그런 사람들을 볼 때면 내가 너무 엄살을 떨며 사는 것 같아 고개가 절로 숙여지는데 《오직 생명 있는 한 알의 밀알로》의 저자도 그런 사람 중 하나이다.

내가 어렸을 때 살던 동네에서 젊은 시절을 보낸 저자의 이야기를 보며 '같은 동네, 같은 시대였는데 세대가 다르다는게 이렇게 큰 차이인건가?' 나의 유년기와 온도차가 너무 달라 충격적이었다.


"청년의 때, 꿈꾸는 자처럼 낭만적인 서정으로 인생은 충분히 평온할 수 있다고 보았다. 하나님 나라를 소망하는 언약 백성이니 어떤 상황에서도 믿음으로 살면 풍성한 생명의 삶을 누리리라고 생각했다. 인생이 이렇게 복잡하고 어려워질 수 있다는 가르침은 현실에 무신경했던 나를 깨우치기라도 하는 듯했다."
p.130


여자의 인생은 결혼을 하고 아이가 생기면 급변화한다. 결혼 전까진 별 굴곡없이 평탄하게 잘 살았던 저자 또한 남편과 아이가 생기면서 인생이 급변하는데 그야말로 가시밭길이었다.

엄마를 한 번 잃은 경험이 있었던 아이는 생모의 (투병에서 죽음까지 이르는 긴 시간동안 이어진) 부재로 긴 시간 상처를 받아왔고 이는 마치 뿌리가 다 썩은 치아같이 사랑과 정성을 흡수하지 못하고 흔들리기만 했다. 음식을 거부함으로 스스로 자신의 뿌리를 뽑으려는 듯 보였다.

저자는 그럴 때마다 아이를 사랑으로 품었다. 지금이야 치료를 받는다거나 육아서의 도움을 받는 등 방법이 다양하지만 당시엔 정서적으로 버림받거나, 매를 맞을 수도 있었을텐데 저자는 그러지 않았다. 그렇다고 마음까지 평온한건 아니었다.

집 안에서의 문제도 문제였고, 사고로 장애가 있는 남편, 엄마와 사별한 상처를 품은 아이와 가족이 되었단 이유로 세상의 편견과도 싸워야했다. 지금도 쑥덕거리고, 반대할텐데 색안경이 훨씬 더 짙었던 팔구십년대라면? 말할 것도 없다.


"하나님의 은혜로 고난을 통과한 것이 큰 은혜이다. 그러나 그보다 더 귀하고 감사한 것은, 이 땅에 속한 나를 깨뜨리고 변화시켜 하늘에 속한 사람으로 빚어주신 하나님의 손길이다."
p.306


저자는 그리스도인으로 말씀을 붙잡고 있었기에 그 긴 시간을 인내할 수 있었다고 고백한다. '흠 있는 여자가 바겐세일'된 것 마냥 보는 외부의 편견에 맞서 싸우면서 세 아이를 보란듯이 잘 키워냈고, 식구들을 전도하면서 신앙의 끈도 더 두껍고 질겨졌다.



《오직 생명 있는 한 알의 밀알로》는 #간증에세이 라 신앙이 없는 이에겐 읽기 어렵고 이해하긴 더 어려운 책일 것이다. 사랑이 선행되지 않은 결혼은 크리스천인 나도 선뜻 받아들여지지가 않았다. 결혼을 진행하는 과정이 마치 계약하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했고, 맺어질 인연이었다면 사랑의 불씨가 자연스레 붙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도 있지만 그 시대엔 그렇게 결혼을 하기도 했나보다. '그 시대엔 사람들이 이렇게 생각하고, 이렇게 살았구나.' 하고 넘어가야지 지금의 사고를 잣대로 들이댈 문제는 아니란 생각이 들었다.

기독교 부흥기였던 때의 간증이 이렇게 기록으로 남는다는데 더 큰 의미가 있다 생각하기에 이런 간증 에세이가 더 많아지길 기대하고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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