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로 쉼표
전선영 지음 / 밥북 / 2021년 2월
평점 :
절판


날 위한 이별

네가 밟고 떠나는 길목마다
별밭이네

미안한 반짝임
아쉬운 반짝임

사랑한 기억이
별別방울로 떨어지네.

(p.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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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인을 향한 대중의 비난과 잣대가 종종 지나치게 엄격하게 느껴질 때가 있는데, 그럴 때면 종종 '한 겹 깊어가는 영혼'이 되어 가는 길이 그들에게만 너무 차별적으로 험한 것 같이 느껴질 때도 있다.

한 사람이 소양과 위트, 섬세함을 두루 갖추기란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 또 대중이 예민하고 섬세해진 반면 포용할 줄 아는 능력을 얼마나 잃었는지.

남에게 들이댄 잣대가 결국 내게도 적용되고 화살로 돌아올 수 있기에... 모두가 실패나 실수에 더 관대해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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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꽃

사랑의 꽃은
아픔의 토양에서 싹이트고
꽃을 피운 특별한 사람들은
실패를 통해 배웠다.

(p.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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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악몽에 시달려 몸도 마음도 지쳐있었다. 특별한 일도 없었는데 악몽때문에 자고 일어나면 삭신이 다 쑤셨다.

안자고 버텨보려 이것저것 해보다 결국 내가 고른 건 늦은 밤, 작은 조명에 의지해 책을 읽는 것이었다. 《시로 쉼표》는 제목 그대로 쉼표가 되어 주었다. 하루를 조용하고 차분하게 마무리하니 악몽도 어느새 사라졌다.

너무 사적이지도, 너무 표면적이지도 않은 시로 머리 싸맬 일 없어 좋았다. 흐르는 물길을 읽어낼 수 있을만큼 얇아진 얼음막 같았달까. 누군가는 너무 철학적이지 않다(?), 깊이감이 얕다 불호를 외칠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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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을 이긴 겨울은 없다

오늘은 용기를 내어보세요
마음 저편의 슬픔을 불러와 앉히고
묵은 냄새를 맡아보세요
존재의 문을 활짝 열어둔 채로
슬픔과 오랜 이야기를 나눠보세요
눈물 젖은 슬픔이 오랜 화석에서 녹아내리네요

봄을 이긴 겨울은 없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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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을 몰아내고 봄이 되자 지천에 화색이 돌고 새들은 종일 수다를 떤다. 사람도 동물도 풀도, 길고 추운 겨울을 견뎌냈으니 봄을 누릴 자격이 있으리라.

'이번 겨울은 너무 추웠어.', '길 건너 다리 옆에 마른 나뭇가지가 많더라.', '실개천 끝 나무의 열매가 달더라.',

날이 따뜻하니 추운 겨울을 이야기해도 힘들지 않을텐데 겨우내 추웠다 투정부릴 상대가 없다. 봄이 와도 꼭꼭 숨어 지낼 수 밖에 없다니. 묵혀놨던 수다를 터뜨리는 새들조차 부러운걸보니 제법 답답하긴 한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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