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건을 사면 곧장 쓰레기통으로 버려지는 포장지이지만 우리는 이 껍데기를 보고 물건을 고른다. 전문(?)용어로 FMOT(First Moment of Truth), '실패가 용납되지 않은 첫번째 진실의 순간' 그러니까.. 첫인상이다. 고관여 제품을 빼고 소비자의 구매결정이 3-7초 안에 결정(p.25)된다고 한다. 과거에 비해 디자인의 중요도가 커진만큼 경쟁도 치열하다. '디자인이 대수냐 물건만 좋으면 됐지!'하는 분을 위해 책 속의 예를 빌려 볼까한다. 제품을 오인지하게 디자인하면, 폼클렌징을 (알루미늄 튜브 때문에) 치약으로 오해해 이를 닦거나 캡슐형 세탁세제를 사탕으로 착각해 먹는 사고가 발생한다. "감성적이고 창의적인 사고를 메인으로 하는 디자인 공부를 하던 내가, 이성적이고 논리적인 사고를 필요로 하는 마케팅 공부를 한다는 것이 쉽지만은 않았다."디자인도 마케팅의 일종이지만 업무적으론 아주 다르다. 저자의 경험에 비추어보면 디자인 업무를 할 땐 매킨토시에서 일러스트레이터와 포토샵을 이용하고 회의보다는 혼자하는 디자인 작업 시간이 훨씬 길었는데, 마케팅은 엑셀과 파워포인트를 이용한다. 《디자이너가 마케터로 산다는 건》은 패키지디자이너로 그리고 마케터로 20년을 일 한 저자의 고군분투 실전기이자 후배들을 위한 조언서이다. 디자이너에 마케터까지 다방면으로 능력있는 것도 대단하지만, 저자가 겪은 사회경험들이 그날 그날 쓴 일기처럼 무척 자세히 적혀 있는 것도 놀라웠다. 내용이 적지않지만 남의 일기를 훔쳐보는 것 같아 쉽게 후루룩 읽혔다. 회사생활에 적응 중이거나 곧 적응을 앞둔 사회 초년생이라면 읽어보길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