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모든 사람들이 공평하게 살게 된다면 사람들의 불평이 사라질까?유토피아라는 완벽한 섬에 사는 주민들은 섬처럼 현실 속에 없는 존재들이다. 모든 것이 선순환을 이룬 마을에서 태어나고 자란 사람은 이 세상에 없으니까. 무슨 말인고 설명을 덧붙여보자면 이러하다.유토피아는 모든 것이 공동 소유이다. 사유재산이라는 개념이 없다. 나라에서 집을 주고, 관리와 수리까지 책임져준다. 나랏일은 공평하게 나누고 육아도 함께한다. (물론 사정을 고려한 예외도 있다.) 이들의 여유는 재물이 아니라 마음에서 비롯된다. "공공의 필요가 다 충족되어 더 이상 노동을 할 필요가 없을 때는 모든 시민이 육체노동을 쉬고 가능한 한 많은 시간을 정신의 자유를 추구하고 계발하는 일에 사용하는 것이 국가의 중요한 목표라고 여"긴다.(p.121)공평하게 주어지는 기회와 이익 덕분에 이들은 왜곡되거나 뒤틀린 경험이 없고 그릇된 습관이 몸에 베어있지도 않은 상태이다. 결핍이나 결여에 대한 두려움도 없어 탐욕을 부리거나 약탈할 필요도 없다.(p.124) 정신의 자유와 육체 노동 사이의 균형은 건강한 삶을 사는데 필수이다. 균형잡힌 삶이 대를 잇는 선순환 속에서만 극소수의 법만으로도 충분한 '유토피아'가 존재할 수 있다.모두가 유토피아를 꿈꾸지만 과연 우리가 유토피아가 어울릴만한 사람일까? 올 해를 돌아보면, 사람들이 입으로는 유토피아를 외치지만 어쩐 일인지 손은 점점 유토피아에서 멀어지도록 노를 젓는 모양새가 씁쓸하기만 하다. '정말 바라기는 하는걸까?' 의문이 든다.+코로나로 커진 불안감을 상쇄시키기라도 하려는 듯 부동산과 주식이 과열 양상을 보인다. 과연, 부동산과 주식이 내게 안정감을 가져다 줄 수 있을까? "왜 하려는건가?"라는 물음에 답이 솔직하게 나오질 않는다."우리가 결심하는 것의 대다수는 실제 우리의 결심이 아니라 외부에서 암시된 것이다. 우리는 그것이 우리 자신의 결심이라고 스스로를 설득할 수 있지만 실제로는 타인이 우리에게 기대하는 대로 행동한다. 그 이유는 고립이 두렵기 때문이며 우리의 삶, 우리의 자유와 안락이 직접적인 위험에 처했다고 느끼기 때문이다."에리히 프롬 <나는 왜 무기력을 되풀이하는가> 133p고립이 주는 두려움에 누군가는 소속감을 바라고, 다른 이는 안정감을 희망하고, 또 다른 누군가는 날을 세운다. 편안하고 안락한 생활을 위해 무엇을 하느냐가 저마다 다르겠지만 지금 유행하는 것은 주식과 부동산이 확실해보인다. 애초부터 "노동과 생산은 남에게 미루고 자신은 일하지 않고 놀고 먹으려"(p.90)는 "이 나라를 먹어치우는 무시무시한 식충"(p.45) 중 하나가 되겠다는 원대한 꿈 따위 없었지만 어쨋든 난 유토피아에 들어갈 수준까진 아니어도 "영지를 소작농에게 빌려주고 끊임없이 소작료를 올려받아 정작 힘들게 노동을 하는 농부들은 입에 풀칠조차 하지 못하게 만"드는 데 일조하는 사람이 되고 싶진 않다는게 내가 내린 결론이다. 다시 고립된 생활이 시작되었다. 인성의 고삐를 단단히 여미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