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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여름, 7일 - 페로제도
윤대일 지음 / 달꽃 / 2019년 8월
평점 :
절판

이사를 앞두고 가슴앓이를 했다. 최근 발표된 신도시가 우리동네로 확정되면서 집 값이 2년 전에 비해 50% 넘게 뛰었고 집주인의 사정까지 더해져 쫓겨나게 되었다. 거기다 삼삼오오 담합하는 것도 모자라 오른 집 값 더 올려보겠다고 아파트 이름을 바꾸는 모습을 보고 집이 없는 난 학을 뗄 수 밖에 없었다.
이 동네에 질려버렸으나 학교문제로 결국 이 동네를 벗어나지 못하게 되어 더 답답한지도 모르겠다. 신도시가 들어설 몇 년 후, 결국 혹은 다시 쫓겨날 생각을 하니 '부동산 시한부인생이 따로 없구나.' 씁쓸하다 못해 슬프기까지 하다.

'조금 더
인간의 때가 덜 묻은 곳으로 가고 싶다'
해외는 꿈도 못 꿀 상황이고, 이사는 결정된 순간 포기했고, 여행이라도 가야했다. 결국 강원도에 며칠 다녀왔는데 마음은 쉬이 가라앉지 않았다.
'이 동네는 속 끓이는 일 없이 살만할까?'
생전 처음 들어보는 (덴마크의 자치령인) 페로제도를 여행한 《그 여름, 7일》을 보면서 한적하고 욕심없는 동네에 가서 살고 싶은 꿈이 생겼다.

저마다 여행하는 이유야 다르겠지만 갑갑한 현실에서, 지금 이 자리에서 벗어나고 싶은 마음만은 같지 않나 싶다. 여행을 마치고 현실로 돌아오게 되는게 단점이 아니라 묘미가 되면 좋으련만 여행은 늘 아쉽고 현실은 늘 각박하다. 그래서 에세이가 아름다운거겠지?

영화 <이프 온리> 속 이안이 사만다에게 바치는 마지막 선물은 말도 안되는 마지막 하루였다. 영화 설정(여자친구를 잃은 마지막 날이 다시 반복되는..) 자체가 비현실적이라 마지막 하루도 마치 여행처럼 꿈처럼 말이 안되는 것이었다. 그 하루를 선사해 준 영화 속 동네와 닮아 더 아름다워 보였는지도 모르겠다.
여행지에서 사는 사람들의 마음은 어떨까? 관광객들 때문에 피곤할까? 평생을 여행하는 마음으로 여유롭게 살게 될까? 책을 읽어도 현실이 눈 앞에 아른거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