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람쥐의 위로
톤 텔레헨 지음, 김소라 그림, 정유정 옮김 / arte(아르테) / 2020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거북이야, 너는 네가 정말로 거북이라고 확신하니?"

어느 날 아침 귀뚜라미가 잔잔한 거북이의 마음에 돌을 던졌다. 처음엔 어처구니없어 했지만 이내 고민에 빠진다. "나는 귀뚤귀뚤 울거든, 그러니까 귀뚜라미가 확실해."라고 이야기하는 귀뚜라미를 보고 거북인 스스로를 거북이가 되기 충분치 않다 생각한다. 안 그래도 사서 걱정하는 성격인 거북이는 생각하면 할수록 불안해하다 코끼리를 만난다.

"안녕 거북이야."

"내가 거북이인 걸 알아보겠니? 정말 확실히 알겠어?" 거북이가 놀라며 물었다.

"그럼, 네가 거북이가 아니면 뭐겠어?"

"그거야 나도 모르지." 거북이다 말했다.

'내 집과 나'라는 우주를 가진 달팽이. 그리고 그 위를 그러니까 우주를 폴짝 뛰어넘는 메뚜기, 여행 좋아하는 개미가 다람쥐의 곁을 떠나지 못하는 사연, 우울한 오징어의 생일파티, 물장구치는 게 소원인 물달팽이... 이들 모두 다람쥐의 벗이다. 《다람쥐의 위로》엔 개성 넘치고 사랑스러운 동물들이 다양하게 나오는데 대체로 소심하다.

 

 

 

아주 간절히 넘어져 보고 싶은, 한 번도 넘어져 본 적 없는 왜가리는 다른 동물들이 모두 넘어질 줄 알자 몹시 부러워한다. 세상 유일한 소원이 '넘어져 보는 것'일 정도이다. 소원을 이루지 못한 왜가리는 무리에서 소외감을 느낀다. 누구도 따돌리지 않았는데. 제 스스로 위축되고 작아진다.

귀뚜라미는 귀뚤 귀뚤울고, 개구리는 개굴 개굴 우니까 개구린데 사자는 왜 '사자'일까? 어느 날 갑자기 사자는 더 이상 표호 하지 않기로 한다. 하지만 소리는 내야 하니 자신에게 걸맞은 소리를 찾으려 한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사자는 자신에게 어울리는 소리를 찾지 못한다.

타인의 잣대, 기준에 맞춰 나를 만들어보려는 노력이 눈물겹다. 그 까닭은 우리 모두 사자가 사자임을 이미 알기 때문이다. 나는 나이고 너는 너인 게 왜 이리 어려운 걸까. 오늘은 다람쥐같은 벗에게 안부전화나 해봐야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