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악센트
마쓰우라 야타로 지음, 서라미 옮김 / 흐름출판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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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코로나로 외출이 어려운 날이 이어지고 있다. 마트, 카페를 마음편히 못가는 세상이 올 줄 누가 상상이나 했을까. 집에 있는 시간이 길어지니 자연스레 책에 손이 자주 가는데 책이라도 가볍게 읽고 싶어 일상 에세이를 집어 들었다.

 

"요리의 목적은 단순히 먹는 사람의 배를 채우는 데 있지 않습니다. 하루의 피곤함을 덜어주고 내일도 건강하도록 도와주는 것입니다."

하루 세끼에 간식까지 몇 주 째 집에서 해결하려니 메뉴 고민으로 머리가 지끈하다. 대충 먹을까 게으름피우는 것도 잠시 "이럴 때일수록 잘 먹어야지!"란 생각에 열심히 기도하는 마음으로 밥을 차린다. 이 마음엔 남편을 매일 (출근이 아니라) 사지로 내모는 것 같은 죄책감도 담겨있다.

지금의 이 고비도 언젠간 "우리 그런 일도 있었잖아! 카페도 못가고 마트도 불안해서 못가고... "의 그런 일 중 하나가 되길 바라며 묵묵히 견뎌본다.

 

 

 

 

 

"성장이란

당연함의 정도를 높이는 일이다."

 

엎어진 김에 쉬어간다고(?) 당연하게 여기던 일상을 꼼꼼히 둘러보고 신경써서 챙기고 있다. 가장 신경쓰는 건 역시 육아. 늘 당연하게 여기던 아이들의 건강, 존재가 당연한게 아닌데 감사에 소홀했다. (미안한 마음 꾹꾹 담아 아이들과 노는 시간을 대폭 늘였다.) 매일 차리던 밥상도 존재감이 커졌고, 귀찮던 청소, 소독, 환기도 군말없이 하고 있다.

생각해보면 당연하게 여기고 누렸던 것들이 참 많다. 밤에도 편하고 안전하게 산책을 하고, 상대방도 나처럼 규범을 준수할 거란 상호신뢰 덕분에 마음 편히 운전할 수 있었다. 지금의 고비도 잘 넘기고 나면 사회가 더 안전하고 건강해져 있을 것이다. 불안정했던 것들을 당연한 것으로 끌어올리는 기회로 삼는다면.

"점수판을 보지 말고,

그라운드에 펼쳐진 경기를 보자."

《일상의 악센트》의 저자는 잡동사니 틈에서 새로운 가치를 찾아내는 재능이 남다르다. 우리에게 지금 필요한 것 또한 점수판이 아니라 일상에서 놓치고 지낸 것들을 재발견할 줄 아는 안목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러기 위해선 경기장 안의 변화, 흐름, 일어나는 일에 집중해야 한다. 일상 속에 숨어있는 오브제를 찾아보자. 놓친 것들이 당연함이 되고 악센트가 될 때, 비로소 우린 성장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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