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대중의 탄생 - 흩어진 개인은 어떻게 대중이라는 권력이 되었는가
군터 게바우어.스벤 뤼커 지음, 염정용 옮김 / 21세기북스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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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대중mass의 어원인 고대 라틴어 massa는 짓이겨진 반죽 혹은 덩어리를 말한다. 로마의 시문학에서 massa는 혼돈과 동의어로 사용되었다. 단어의 유래만보아도 대중이 어떤 집합체인지 드러난다.

"역사적으로 대중은 이스라엘 민족이 이집트에서 빠져나온 것 같은 대규모 이주 활동, 원정 행렬, 봉기, 대군의 형성, 굶주림으로 인한 반란, 탄압에 대한 저항을 통해 생겨났다."

과거의 대중에 대한 인식은 '미개인들' 수준에 그쳤다. 대중은 사건을 불러일으키는 세력이긴 하지만 역사의 주역은 아니며, 스스로를 이끌어갈 수 없는 존재로 취급됐다.

 

 

프랑스 학생운동과 혁명, 월가 시위, 아랍의 봄의 항쟁, 독일의 (서독의 핵무장 반대 가두시위) 부활절 행진 역사 속에서 인류는 오랫동안 대중이 만들어지고 사라졌다. 그 중 프랑스는 대중이 가장 인상 깊게 출현한 곳이다.

'1968년 파리의 5월 항쟁'도 그 중 하나이다. 항쟁의 시작은 대학생들의 (대학을 향한) 항의였다. 그런데 경찰이 시위대를 과잉진압해 학생 몇 명이 체포되었다. 구속자의 석방을 요구하며 시위가 점점 커져갔고, 학업 여건 개선 요구로 확대되었다. 경찰의 과도한 진압과 폭력에 대항하던 시위대는 전국의 대학생들이 단체로 뭉쳐 가두 시위를 벌였고, 대학가를 넘어 노동자들까지 가세하며 몸집을 불렸다. 그 결과 프랑스의 정치적, 사회적 관심을 대중이 끌어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학생들은 원하는 바를 손에 넣진 못했다.)

르봉 같은 전통적인 대중 이론가는 대중을 독선적이고 극단주의적인 주체로 간주했다. 새로운 대중은 예전의 이론과 기준에는 맞지 않다.

 

 

 


"새로운 대중은 때로는 플래시몹처럼 일시적으로 잠시 보였다가 사라지기도 하고, 때로는 급진주의자들이 정치 시위를 벌일 때처럼 강제로 거리를 점령하기도 한다. ... 대중은 권위적인 지도자와의 관계를 통해 평등이 생겨난다. ... 수직적이 아니라 수평적으로 체계화된."

대중은 일체화된 행동을 통해 자신이 속한 대중에 대한 의식과 생각을 형성하기 시작한다. 시간이 지나면서 이들의 생각은 의도와 목표로 발전한다. 행동과 생각이 결합되는 순간 대중은 정치적 잠재력을 갖게 된다. 이 때부터 대중은 행동에 만족하지 않고 변화를 촉구한다.

 

 

 

 

 
"개개인은 대중 속에서 행동, 목표, 힘든 노력의 공통성을 통해 어떤 의미를 얻고 자신이 존재한다는 느낌을 가진다. ... 우리는 개개인을 행동과 토론과 평가의 밀접한 연관관계 속에 편입하는 사회 환경을 통해 존재 의미를 얻는다."

과거는 어땠는지 모르겠지만 지금을 사는 우리는 본능적으로 정의와 공정함을 추구한다. 대중은 우리의 본능을 들끓게 만들고, 공동체 전체를 사로잡고, 그 구성원들에게 새로운 느낌이 들게 해주고, 그들의 생각에 지속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새로운 대중'이 열망하는 '평등 사회'는 언제고 이뤄질 것이다. 저자가 말하는 '평행 사회'가 평등한 사회를 말하는 것이라면, 부디 저자가 평행 사회에 관한 다음 책을 내는 것보단 빨리 이뤄지길 바라본다.

 

 


 오직 동등함을 입증하는 자만이

 남과 동등하며,

 자유를 획득할 능력이 있는 자만이

 자유를 누릴 자격이 있다.


샤를 보들레르 《파리의 우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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