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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이 지배하는 사회 - 합리적 개인이 되기 위한 16가지 통찰
세바스티안 헤르만 지음, 김현정 옮김 / 새로운현재(메가스터디북스) / 2020년 1월
평점 :
"확실한 견해에 도달하기 위해 한 개인이 모든 중요한 사실들을 정확히 알고 평가하는 것이 가능할까?"
아프리카, 질병.
이 두 단어를 듣고 가장 먼저 떠오르는 단어는 무엇인가. 나처럼 에이즈, 말라리아를 떠올리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뒤이어 떠오르는 이미지는 비위생적이다못해 없는 병도 걸릴 것 같은 병실에 누워있는 작은 환자. 침대 위에는 바싹 바르고 배만 나온 어린 아이가 초점을 잃은 채 누워있다. 희망이란 단어를 들어본 적이나 있을까. 아프리카하면 연관되는 가난, 가뭄, 기아는 1980년대에 만들어진 이미지다.
지금의 아프리카는 과거와 다르다. (나의 경우엔) 인터넷이나 방송, 책으로 본 아프리카는 도로도 넓고 깨끗하고 더우면 에어컨을 틀고 우리처럼 폰과 와이파이가 널린 걸 보고도 첫인상이 좀처럼 바뀌지 않는다. 한번 자리잡은 편견은 쉽게 깨지지 않는다. 공식적인 통계가 의구심에 위배된다 할지라도 사람들의 생각은 바뀌지 않는다. 애를 쓰지 않아도 떠오르는 생각이 꼭 당연한 것은 아니다.

새로움은 늘 낯설고 낯선 것은 주로 부정적인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자전거가 처음 발명되었을 때, 사람들은 두 바퀴로, 심지어 얇고 앞 뒤로 달린 바퀴로 균형을 잡을 수 있단 걸 믿지 않았다. '균형의 두려움'이란 개념이 자전거와 함께 태어났다. 기차가 처음 생겼을 땐 '기차 질환'이 생겼고, 스마트폰이 생긴 지금은 '스마트기기 중독'을 걱정한다.
'우린 새로운 것이나 모르는 사람을 처음 접할 때 공통점이 아니라 다른점, 특히 공포감을 일으키는 기이한 특수성에 주의를 기울인다.' 이는 진화론적 관점으로 볼 때 나를 보호하기 위한 일종의 방어기제로 충분히 타당한 그리고 합리적인 의심이기도 하다(라고 나는 생각한다). 심리학자 에드워드 글레이저와 캐스 선스타인은 이런 효과를 '기억 부메랑'이라 표현했다. 자신의 입장과 일치하는 내용을 믿을 만한 사실이라 인지하고 어긋나는 주장을 맞닥들이면 무가치하고 신빙성이 없다고 생각해 버린다. 그리곤 자신의 입장을 고수하기 위해 머릿 속으로 방어할 내용을 찾는다는 것이다. 마치 잘못을 저지르고 혼날 때 핑계거리를 찾는 것처럼 말이다!

우리의 생각과 세계상이 경험에 의해 쌓이고 굳는 것이라면, 거기서 문제가 생기는 것이라면! 그럼 경험을 바꾸면 되는 것이다! 쥘른대학교의 심리학자 한스 알베스는 "잦은 교류가 인지를 변화시킨다."고 했다. 흉물이던 에펠탑이 명소가 된 것처럼, 구관이 명관이란 속담이 우리에게도 적용될 수 있다.
자신의 잘못된 사고를 바로잡기 위해 노력하는 행위는 죽는 날까지 끊임없이 계속 되어야겠지만, 그렇다고해서 지나친 의심은 해롭다. '각각의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개인적인 견해는 그들에게 신성하고 매우 귀중한 소유물'이란 점을 먼저 명심한다면 책을 읽으면 한 뼘 더 열린 마음으로 읽을 수 있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