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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서광들
옥타브 위잔 지음, 알베르 로비다 그림, 강주헌 옮김 / 북스토리 / 2018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애서광들》은 르네상스 시대가 주 무대이다. 인쇄술이 흔해지기 전이라 책은 구하기도 사기도 어려웠고 보관은 더 어려웠다.
당시의 유럽을 상상해보자. 날씨는 습하고, 쥐가 강아지처럼 돌아다니고, 길은 질퍽질퍽한데 그 진흙 묻은 신을 신고 그대로 집으로 들어왔으니 집 안 환경도 그리 좋을 리 없다. 쥐는 물론 벌레들에게도 책은 좋은 식량이 되었을 것이다. 책을 보관하기에 이보다 더 나쁜 조건이 또 있을 수 있을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사람들은 책을 사랑했을까?

《애서광들》은 르네상스 시대가 주 무대이다. 인쇄술이 흔해지기 전이라 책은 구하기도 사기도 어려웠고 보관은 더 어려웠다.
당시의 유럽을 상상해보자. 날씨는 습하고, 쥐가 강아지처럼 돌아다니고, 길은 질퍽질퍽한데 그 진흙 묻은 신을 신고 그대로 집으로 들어왔으니 집 안 환경도 그리 좋을 리 없다. 쥐는 물론 벌레들에게도 책은 좋은 식량이 되었을 것이다. 책을 보관하기에 이보다 더 나쁜 조건이 또 있을 수 있을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사람들은 책을 사랑했을까?

"책들은 안쪽으로 깊은 나무 책장의 선반에 두 열로 정돈되어 있었고, 한 권 한 권이 줄과 폭을 맞춰야 한다는 압박을 받지 않고 널찍한 공간을 차지하여 편안하게 보였다. 남에게 보이기 위한 서재라는 느낌이 전혀 없었다. 오히려 우쭐한 과시욕 없이 체계적으로 정돈된 책에서는 문예의 진수를 치밀하게 표현해 낸 진정한 애서가의 혼이 느껴졌다. 밖에서 스며든 환한 빛이 곳곳에 골고루 퍼지며, 네덜란드식으로 꾸며진 내부는 평온한 기운이 감돌았다."
딱! 내가 상상하던 르네상스 시대 유럽의 서재 모습인데 이런 서재는 아무래도 흔치 않았나 보다. 《애서광들》엔 책이 어떻게 보관·관리되었는지, 어떻게 거래가 이뤄졌는지(2,5부) 엿볼 수 있는데 생각보다 그리 고급 지지 않다. 그뿐 아니라 다른 나라로 흘러 들어가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4부) 책의 미래를 어떻게 예측했는지(7부, 아주 놀라움!)도 알 수 있는데 요 부분이 아주 꿀잼이었다.
"인쇄술이 유럽의 운명을 바꾸었습니다. 특히 200년 전부터 인쇄술은 책과 소책자, 신문을 통해 여론을 지배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소리를 기록한 다양한 장치들이 최근에 발명되었고, 앞으로 완벽한 수준까지 조금씩 개량될 것입니다. 내 생각에, 이런 녹음 장치들이 인쇄술을 죽음으로 몰아갈 가능성이 큽니다.
...
셀룰로이드로 만든 펜대처럼 가볍고, 5~600단어를 담아내는 원통형 기록 장치가 만들어질 겁니다. 무척 작은 축을 중심으로 작동하는 기록 장치여서 주머니에도 너끈히 들어갈 겁니다. ... 전기에 대해 말씀드리자면, 개개인이 전기를 보유하게 될 겁니다. 어떻게든 교묘하게 전기를 휴대해서 주머니에 넣거나 목이나 멜빵에 걸친 작은 장치를 쉽게 작동할 수 있을 겁니다." (p.242, 246)
쏠쏠한 재미에도 불구하고 내 기를 한풀 꺾어놓은 건 아쉽게도 《애서광들》이 소설이란 점이다. 저자가 유명한 애서가였다니 여기저기서 들은 애서가들의 이야기를 모아 재구성한 게 아닐까..하는 실낱같은 희망이라도 잡고 싶을만큼 재밌었다. ㅡ.ㅜ 소설이란게 아쉬울 지경이다.
이 셋 모두 해당된다면 읽어보시길 :)
책을 소유하려는 자
책을 사랑하는 자
책을 욕망하는 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