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양면 방화 사건 전말기 - 욥기 43장 현대문학 핀 시리즈 소설선 5
이기호 지음 / 현대문학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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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이라 함은 이미 일어난 과거 일로 종결, 마무리를 목표로 조사한다. 그럴만도 한 것이 사건이 일어나면 경찰은 물론 관심을 갖는 모두가 '누구' 혹은 '무엇'이 사건을 일으켰는지를 가장 궁금해한다. <목양면 방화 사건 전말기> 또한 경찰이 관련자들을 차례로 소환해 퍼즐을 하나 하나 맞춰 나간다.

최초 발화 지점은 상가 건물 지하에 있는 교회로 경찰은 주변을 어슬렁거리며 교회 헌금을 종종 도둑질하던 고딩을 심문하는 것으로 관련자 열명을 차례로 조사한다.


"언젠가 한번 우리 아빠가요, 저를 밥상에 앉혀놓고 한다는 말이, 고등학교 졸업하고 거 괜히 빌빌거리면서 놀지 말고 아버지 다니는 공장에 들어와서 착실하게 월급 받으라는거예요... 와, ... 한창 자라나는 새싹한테 그게 무슨 그라목 손 뚜껑 따는 소리래요? 막 한일합방같은.. 뭐 그런 거랑 비슷한 거잖아요, 미래가 폐비닐같은..." (p.14)


가장 좋은 것만 주고 싶은 게 부모 마음이라고 누가 그랬던가. 작가는 이런 통념에 돌을 던져 파동을 일으킨다. '내가 고른 이 것이 정말 최선인가?' 낮은 눈을 가진 사람이 '좋은 것'을 가려봤자 얼마나 좋겠는가.

 

 

 

 

<목양면 방화 사건 전말기-욥기 43장> 속 피해자인 최요한 목사의 아버지인 최근직 장로는 불의의 사고로 아내와 세 아이를 잃고 자살하려던 찰나, 하나님을 만나 회개해 다시 아내와 자녀, 재물의 복까지 얻었다. 그와 아내는 부족한 것이 없다 할만큼 많은 복을 받은 자로 부족한 것 많은 시대를 품는게 사명이라 여기며 살았고, 첫 아들(요한)을 하나님의 선물로 여겼다.

하지만 그들이 품은 마음은 사랑이 아니라 두려움에서 비롯된 공포심이었다. 성경 속 하나님은 세상 모든 것을 주고 목숨까지 내어준 분이시지만 규율을 어기거나 계명을 지키지 않을 때 가해지는 벌은 아주 잔인하다.

부부는 받은 것을 기쁘게 누리지 못했고 빼앗기고 벌받게 될 것만 생각해 늘 두려움에 떨며 지냈다. 모든 것을 잃어봤기에, 겪어본(=마주해 본) 사람만이 알 수 있는 공포는 세상 무엇보다 크다. 가진 게 귀하고 좋을 수록 공포심은 커진다. 그럼 신은 공포를 주는 존재인가? 아니다.  '신앙심'으로 포장된 선함 뒤에 가려진 통증의 원인은 본인이 만들어낸 판타지, 스스로 옭아맨 나일론 끈 때문이었다.


"이분들에게 관심은 오직 자기 자신들뿐이죠. 자기 눈에 보이는 것들만 진실이고, 자신에게 의미있는 목소리에만 귀를 기울입니다." (p.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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