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르는 편지
김숨 지음 / 현대문학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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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증언을 토대로 한 작품이 나올 때마다 챙겨 보지만 어쩐지 보면 볼 수록 보면 안될것같단 생각이 들었다. 생각을 갈무리하지 못한채로 잊고 지냈는데《흐르는 편지》를 읽다 생각났다. 나는 여린 소녀들을, 소녀들의 존엄성을 지켜주고 싶었다. 선을 넘는 실례를 범하고 싶지 않았다.

"이 소설은 끔찍한 자기모멸을 거듭하며 자신과 아기의 죽음을 바랐던 여인이 생명의 가치를 수용하는 여정에 관한 이야기다. 생명의 부정에서 긍정으로 건너가는 변환이 서사의 주축인 셈이다."

위안부 소녀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흐르는 편지》는 이 선을 넘지 않고 있어 읽기 힘들지 않았다. 조미료 없이 수수하게 쓰여진 가지런한 글을 통해 작가가 작품보다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을 염두에 두고 있단게 느껴졌다. '위안부' 세 글자만 들어도 가슴이 미어지게 아픈 우리니까. 할머니들도 읽으실테니까.

 

"나는 벌을 받은걸까. 잠자리의 날개를 찟어서."

기억해낼 수 있는 잘못이라고는 고작해야 잠자리의 날개를 찢은 일이 전부인 소녀
가 참고 견디기엔 너무 형벌 앞에서 소녀는 조용히 고백하고 빈다.

"나는 아기가 죽어버리기를 빌어요."

아기가 죽기를 바라는 동시에 아기의 탄생을 기다리는 소녀들. 이 소녀들을 세상 가장 잔혹한 방법으로 상처주면서 정작 본인은 살기를 바라는 어린 군인들을 보면 짐작할 수 없는 상황만큼 사람 속도 이해할 수 없다. 전쟁은 사람의 마음 속까지
쳐들어와 인성을 폐허로 만든다. 하지만 폐허 속에서도 꽃은 핀다. 꽃이 지기 전에 비뚤어진 세상이 바로 서 상식이 통하길 마음을 다해 빌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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