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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감정이 버거운 나에게 - 나를 괴롭히는 감정에서 자유로워지는 심리 수업
안드레아스 크누프 지음, 이덕임 옮김 / 북클라우드 / 2018년 5월
평점 :
품절
내 감정이 버거울 때가 있다. '어떻게 해야 감정의 늪에 빠지지 않고 나를 이성적으로 대할 수 있을까? 왕도가 있을까?' 궁금했고, 조언이 필요했다.
그런데...
책을 다 읽고 덮었는데 가장 먼저 든 생각이 "책이 말하는 핵심이 뭐지?"였다.
이 책의 핵심은 마음 챙김(명상)이다.
마지막 장에 가서야 "이 모든 게 마음 챙김이다~아~"라고 말하는 게 뭔가 썩 내키지 않았다. 읽으면서 상관없는 이야기는 아니지만 감정에 관한 이야기가 구구절절 너무 중구난방이란 생각을 해서 더 그렇게 느꼈나 보다. 명상을 위한 글이었다면, 좀 더 명확하게 챕터를 나누고 소제목을 썼으면 좋았을 텐데 그냥 칼럼을 모아놓은 것 같아 편집이 아쉬웠다.

남편이 자신에게 부당하게 화를 내는데서 오는 스트레스를 명상으로 풀던 한 여인을 예로 들며, 화가 되는 직접적인 원인을 해결하지 않고 명상으로 다스리는 것은 부정적인 감정을 회피하는 행동이라고 지적하더니.
몇 장 지나지 않아 마음 챙김 명상을 15분 했더니 실험자들의 감정이 가라앉아 어떤 상황이 주어졌을 때 더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결과를 가져왔단다. 그녀도 어쨌든 살 길을 찾아 애쓴 거라 볼 수 있지 않을까? 내 얘길 하는 것 같아 마음이 찔렸다.
앞에서 예를 든 여인은 감정을 회피하려 애를 썼다. 저자는 내 감정을 제대로 알려면 내가 부정적인 감정이 일어나는 상황에서 어떻게 행동하는지를 구체적으로 생각해 보라고 했다. 그 행동을 왜 했는지 이유를 생각해보면 감추어져 있던 마음이 드러나고, 내 감정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된다. 이를 도와주는 질문지도 담겨 있었는데 난 이 설명이 명상보다 더 와닿았다.

나는 마음이 울적하고 슬플 때 몸을 부산스럽게 움직인다. 평소에는 방치되어 있는 베란다 청소를 한다던가, 먼지 쌓인 박스들을 굳이 들춰 정리하고 카트 한가득 쓰레기를 버린다. 뜬금없이 빨래를 삶고, 읽지 않는 책은 누굴 주거나 도서관 나눔 책장에 내어 놓는다. 어디 그것뿐일까. 이걸 다 하고도 시간이 남으면 평소 좋아하던 방송인이 나오는 프로그램을 보며 시선을 다른 곳으로 돌리려 무진 애를 쓴다.
전형적인 회피형이다. 남편도 이를 답답해한다. 속으로 끙끙 거리지 말고, 짜증 내지 말고 뭐가 싫은지 말로 하란다. 특정 상황이 있는 게 아닌 이상 나도 모른다. 나도 모르는 내 마음을 이야기하라니 나도 답답할 수밖에.
찬찬히 내 행동을 뜯어보고 마음을 들여다봐야겠다. 생각 말고 글로 아주 직접적으로, 날것 그대로의 감정을 써 봐야겠다. 명상보다 이게 더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