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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두와 푸른 결계 ㅣ 상상도서관 (다림)
김종렬 지음, 백대승 그림 / 다림 / 2012년 6월
평점 :
TV속에서 또는 차를 타고 지나는 길에 슬쩍 보기만 했던 도심 속 고궁들.
서울의 도심 속 빌딩 숲에 고즈넉하게 자리잡고 있는 고궁들과 종묘가 품고 있는 상징성을 작가의 환상적인 상상력으로 빚어낸 너무나 재미있는 판타지 동화가 탄생했다.
한 가지 아쉬웠던 건 아직 고궁 나들이를 해 보지 않아 장소의 장면장면을 제대로 따라가지 못했던 점이다. 우리 아들은 먼저 고궁체험부터 시키고 이 책을 읽혀야겠다.
4학년 1학기 국어 교과서에도 단원 속에 "서울의 궁궐" 부분이 읽기책에 있다.
역사의 보고(寶庫) 이자 휴식처가 되어 주는 서울의 고궁들이 점점 사람들에게 잊혀져 가는 것을 안타까워 하는 작가의 마음이 작품 곳곳에 묻어나 있다.
푸른 결계라는 가상의 판타지 세계에서 벌어지는 수호신들의 싸움.
신들에 대한 인간들의 믿음이 사라지자 인간세계를 파괴하려드는 오조룡과 그를 막으려는 황룡대장군.
"황룡대장군과 오조룡의 싸움은 혼란한 마음에서 비롯되었소.
마음에서 생겨난 외로움과 분노를 다스릴 수 있는 건, 오직 지극한 마음뿐이오. 인간이 잊어버린 그 마음을 다시 기억해야 하오." (p 234)
'나약한 인간들은 검은 밤하늘을 두려워했고, 자연이 일으키는 재앙에 벌벌 떨었다. 그 경외심으로 땅 위에 신들의 안식처를 만들고 수호신이 찾아와 지켜 주길 간절히 염원했다. 우리는 너희의 바람대로 안식처에 머물며 인간들과 함께 숨을 쉬었다. 너희들은 진실한 마음으로 수호신을 받들었다. 그렇게 수천 년 동안 인간 세상과 신들의 세상은 함께 했다!' (p 238)
'그런데 언제부턴가 인간들은 보이지 않는 것을 믿지 않기 시작했다. 점점 황금에 눈이 멀어 진실한 마음의 눈을 헌신짝 버리듯 내팽개치고 말았다. 너희들이 세워 놓은 신들의 안식처를 돌보지 않고, 우리의 존재조차 망각해 갔다!' (p 239)
연두의 진정한 믿음은 푸른 결계의 세상과 인간의 세상을 지켜낸다.
역사학자이신 연두의 할머니는 답사 여행으로 집을 비우기 일수고 그런 할머니로 인해 연두의 아빠는 어렸을 적 부터 외롭게 자랐다. 외로운 아빠와 늘 바쁜 할머니 사이에는 깊은 감정의 골이 있다. 신들과 신들의 대립, 할머니와 아빠의 냉랭한 관계, 신들에 대한 인간의 사그라지는 믿음들이 푸른 결계라는 판타지 속에 잘 버무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