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사꾼이나 소비자나 모두 채소의 모양과 크기에 대한 기준이 너무 높습니다. 그렇다 보니 아무리 유기농이라고 해도 유기물을 많이 쓸 수밖에 없지요. 이는 서로 손해 보는 일입니다. 질소를 지나치게 많이 먹고 큰, 소비자가 좋아하는 '크고 좋은 채소'는 질산염을 많이 함유하게 돼요. 말하자면 소비자는 잘못된 기준을 가지고 있어서, 농산물을 살 때 뒤적뒤적해서 몸에는 가장 안 좋은 걸 가장 좋다고 여기고 골라 가는 거지요. 농사꾼은 뻔히 알면서도 어쩔 수 없이 그리해야 하는 안타까움이 있지요. 벌레 먹고 작고 못생긴 걸 드리면 싫어하니까. 꼭 소비자 책임이랄 수도 없고 생산자 책임이랄 수도 없지만 우리는 이런 모순된 유기농을 하고 있습니다. 이런 모순을 인정하고, 모순을 극복하는 길이 어디에 있는지 머리를 맞대고 궁리해야겠지요. '소비자'의 욕구를 다 채워주는 방식은 아닐 것이라 생각합니다 79
"유기농업이란 '생물 다양성', '생물학적 순환', '흙의 생물학적 활성화'를 통해 농업 생태계의 건강을 증진, 강화시키는 총체적 생산관리 체계. 9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