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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선기자 정문태 전쟁취재 16년의 기록
정문태 지음 / 한겨레출판 / 2004년 10월
절판


나는 전선에서 사라져가는 그 숱한 죽음들을 바라보면서 비로소 '평화'라든지 '비폭력'이라는 말들이 지닌 속뜻을 깨달았다. 평화는 힘센 놈들이 만들어 낸 거짓말이었다. 비폭력은 그놈들이 뱉어낸 거짓말에 쳐준 맞장구였다. 그 둘이 함께 먹고사는 공생관계 속에서 세상은 전쟁과 폭력으로 얼룩져 왔다. -83쪽

기자가 중립을 지켜야 한다' 나는 그런 식의 말들을 믿지도 않을 뿐더러 관심도 없다. 그 '중립'이란 말은 백인, 기독교, 자본주의, 서양중심주의로 무장한 국제 주류언론들이 떠받드는 신줏단지였다. 그이들은 그 단지 밑에 숨어 자본을 증식해 왔을 뿐이다. 그런 국제 주류언론들 입장에서 벗어나면 지금까지 어김없이 '중립성' 논란이 일었고 그 당사자는 몰매를 맞았다.

내가 죽기 살기로 남예멘에 기어들어갔던 건 그런 식의 '중립' 따위나 지키겠다는 의지가 아니었다. 이미 북예멘에는 기자 수백 명이 진쳤고, 그이들 손발로 북예멘 쪽 기사는 엄청나게 쏟아져 나오고 있었다. 따라서 독자들이 객관적으로 사실을 이해하려면 '남예멘발' 기사가 절실하게 필요했던 시점이다. 그래서 나는 남예멘을 택했다. -172-173쪽

전선과 뉴스 사이에서 선택의 문제였다. 그런 뉴스거리는 외신들이 달려들 만큼 묵직한 주제였지만, 동시에 정부군이 동맹군 내분으로 선전해댈 기막힌 자료가 될 수 있다는 '이중성' 때문에 나는 한동안 크게 망설였다.

혁명이 '이미지'로 먹고 산다는 현실을 놓고 볼 때, 카렌민족해방군에게는 치명적인 뉴스였고 그 결과 동맹군이 겪게 될 또다른 어려움을 염두에 두지 않을 수 없었던 탓이다.

'서푼짜리 직업을 따를 것인가, 혁명사를 따를 것인가?'

결국, 나는 그 혁명 속의 '불신감'도 또 동맹군 속의 '희생'도 모두 자가 검열로 묻어버렸다.

고백하건대, 내가 지난 15년 동안 버마전선을 취재해 왔던 건 내 정치적 의지를 따른 행위였고, 나는 처음부터 '적'과 '동지'를 구분한 채 버마전선을 취재하기 시작했다. 시민을 대량 학살하고 정치를 탈취한 군사독재는 그게 한국에서든 버마에서든 내게 적이었다. 나는 그 적을 무너뜨리는 시민으로서 소임이 전선기자라는 내 직업과 무관하다고 여겨본 적이 없다. 해서, 내 기사가 군인독재자들을 이롭게 한다는 건 버마 시민들에 대한 배반이라 믿었다. 따라서 나는 자가검열을 했다. -3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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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모두를 위한 비폭력 교과서
아키 유키오 지음, 하시모토 마사루 그림, 김원식 옮김 / 부키 / 2005년 5월
절판


발전이란 언제나, 소비에 의존하지 않고, 환경을 이용하여 생존하려고 하는 사람들을 폭력적으로 배제시키는 것을 의미했다. by 이반 일리히
-25쪽

법률을 만드는 것은 신이 아니라 일정한 의견과 특수한 이해 관계를 갖는 인간이다. 그들은 법률을 만들어 강요하고 그것이 바이블인 것처럼 휘둘러 댄다. 따라서 법을 어기는 것은 그다지 두려운 일이 아니다. 단적으로 말하자면, 인류의 역사에서 법을 따르는 사람들이 법을 어기는 사람들보다 더, 인간의 생명에 대해 더없이 잔혹한 짓을 했다. 인류에 대한 최대의 파괴 행위는 법에 따라서, 포고령이나 정부 명령에 의해 이루어져 왔다. 최대의 폭력은 권력의 폭력이며, 일반 시민의 폭력이 아니다. by 하워드 진-33쪽

경찰을 권력자의 개라고 본다면, 이미 비폭력을 버린 것이나 다름없다. by 페트라 켈리
-43쪽

생산자인 우리 농민이 인간적으로는 군인보다 우위에 있다는 자각을 굳게 갖고, 파괴자인 군대를 가르치고 이끌어 가려는 마음가짐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by 아와곤 쇼코
-52쪽

나는 원자폭탄 피해자 중의 한 사람으로서, 이러한 인류의 삶에 대해 경고하는 것은 살아남은 사람의 책임이라고 생각한다. by 이시다니 스스무
-54쪽

혁명이란 인민 기관이 권력을 장악할 때 끝나는 것이 아니라 계속 발전해 가는 것이다. 인민 기관을 만들어 가는 과정에서 권위주의, 지도부의 횡포, 민중에 대한 무시 등은 계속될 것이며, 이것을 끊임없이 변혁해 나가야 한다. by 조지 레이키
-7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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