쿨하고 와일드한 백일몽 무라카미 하루키 에세이 걸작선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김난주 옮김, 안자이 미즈마루 그림 / 문학동네 / 2012년 7월
구판절판


그리고 그것이 사라짐과 동시에 청춘이라는 이름으로 불릴 만한 막연한 심적 상황도 끝나고 말았다. 나는 그것을 인식할 수 있었다. 나는 그전까지와는 다른 세계에 서 있었다. 그리고 이렇게 생각했다. 어떤 일의 끝이라는 것은 어쩌면 원래 이리도 어이없고 조촐한 게 아닐까. 그녀가 그리 대단한 말을 한 것도 아니다. 그것은 정말 - 아마도 별 뜻 없는 - 가벼운 대화였다. 농답으로 치부할 수도 있을 만큼.
만약 자신의 한마디가 결과적으로 내 청춘의 막을 내리게 했다는 것을 알면 그녀도 아마 놀랄 것이다. 지금의 나에게는 누가 언제 막을 내렸든 정말 아무 상관 없는 일이지만.
지금 와서는.-26쪽

하지만, 그럼에도 나는 쌍둥이라는 상황을 좋아한다. 쌍둥이와 함께 있다는 가설 속의 내가 좋다. 나는 그녀들이 지닌 은밀한 분열성을 좋아한다. 그녀들이 지닌 어질어질할 정도의 증식성을 좋아한다. 그녀들은 분열하고 동시에 증식한다. 그리고 내게 그것은 영원한 백일몽이다.
내게 딱 한 명의 여자는, 때로는 너무 많고 때로는 너무 적다. -65쪽

비록 서른일곱이라도 나와 나이가 같으면 내게는 다 여자애다-124쪽

아, 나이를 먹으면 왜 이렇게 많은 일들의 동기가 '불분명'이라는 미명 속으로 희미하게 사라져버리는가?-178쪽

http://ninita.tistory.com/115-19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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