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에 자리에 누우면 창문 너머로 별이 보였다. 이듬해에 학교에 가게 될 선화는, 그 별들이 해가 쪼개져서 만들어졌다고 했다. 낮에는 그 별 조각들이 모여 다시 해가 되는데, 선화는 그런 걸 모르는 어른들이 참 이상하다고 했다.-97쪽
저녁상을 물리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던 때였다. 할아버지가 남들이 좋다 하는 약을 다 써 보았지만 소용이 없다고, 방법이 없겠느냐면서 당신의 다리를 내 보였다. 그러자 스님은 마치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 망설임 없이 말했다. "이제 연세가 높으니 흙하고 몸을 바꾸셔야죠."
뜻밖의 말에 나와 아내는 눈이 둥그레 가지고 마주 보고노 얼른 할아버지 얼굴을 살폈다. 할아버지도 태연하게, "그렇지요?"하고 짧게 받았을 뿐 뒷말을 달지 않았다. -129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