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라닌 1
아사노 이니오 지음 / 북박스(랜덤하우스중앙) / 2006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대학 졸업생, 사회초년생... 그 무렵의 방황을 다루는 작품이라면... 위노나 라이더와 에단 호크가 그지없이 사랑스러웠던 <청춘 스케치>가 있겠고.. 츠마부키 사토시와 시바사키 코우가 나오는 그 유명한 일드 <오렌지 데이즈>도 있겠고.. <소라닌>도 그 연장선상에 있다고 보면 될 것 같다..

꿈을 향해 나아갈까, 성실하게 대도시의 톱니바퀴로 남아 있을까.
그런데 말이다. 나는 둘다 소중한 일일 거라고 믿는다. 둘다 쉽지 않은 일이기도 하고.
내가 선택한 삶을 사랑하고, 남이 선택한 삶을 존중하는 것....이야말로,
방황보다 중요한 게 아닐까 하는...

메이코는 스물넷. 2년 동안 직장생활을 하다 지금은 때려치우고 놀고 있다.
기껏해야 1년을 버틸 수 있을까 싶은 잔고는 매일매일 줄어가고,
일을 그만두면 자유로울 수 있을 것 같았지만, 현실은 그저 지루하고 나른할 따름이다.
그러면서도 동거한 지 1년, 사귄 지 6년 된 남자친구 다네다에게 - 다네다는 일러스트일을 하는데 기껏해야 알바 수준이고 음악을 하고 싶어한다 - 그래도 지금 할 수 있는 걸 해 봐야지 않느냐, 이런저런 핑계대며 피해다니느니 한 번 해 보고 안 되면 그 때 가서 접으면 되지 않느냐고...

뭐, 대개는 그런 식의 전개다. 그렇게 한 번, 내가 생각해도 멋지고, 남들이 봐도 멋진 결단력과 빛나는 시기를 경유해서 그 충만함을 안고 다시 어떤 일이든 시작하는 것.

이런 류의 청춘물을 너무나도 좋아하는 나는, <소라닌>도 너무너무 좋았다.
뭐라고 해야 할까? 무슨 답을 주는 것도 아니고, 하다 못 해 무슨 깨우침을 주는 것도 아닌 데다가, 결국은 어떻게든 사회에 적응한다는 식의 뉘앙스로 끝나는데, 거기까지 가는 길에 이렇게 난관이 많더라, 정도인데도... 작은 위안은 된다.
이 녀석들 울고 웃을 때, 따라서 울고 웃다 보면. 그래도 마음이 편안해지니까.

방황은 청춘의 특권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어느 시기에 있더라도 사람들은 방황하니까.
그게 인간이라는 증거니까.

아무 것도, 두려워하거나 슬퍼할 것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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