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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차
미야베 미유키 지음, 박영난 옮김 / 시아출판사 / 2006년 10월
평점 :
절판
내내 이력서의 사진으로만 등장하다 마지막 순간에도 뒷모습을 보여줄 뿐인 신조 교코..
나는 그녀가 너무 억울하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생존해 있는 것 자체가 기적이라 여겨질만큼.
절벽까지 몰리는 동안 외롭고 힘들었던 그녀에게는 아무 것도 없었는데,
어떻게든 살아보겠다고 악행을 저지르고 나자, 그에 대한 응징은 처절하게 이뤄진다.
부모의 채무로 고통을 겪은 그녀가 살인을 저지르면서까지 가로챈 세키네 쇼코라는 여자의 정체성에, 개인파산이라는 내력이 숨겨져 있어 결국엔 다른 희생자를 찾아나서게 되었으니.
세상은 점점 교묘한 방법으로 사람들을 절망에 빠뜨리는데,
그것에 대해서는 그저 사회가 발전했다, 살기 편해졌다는 식으로 인정하고,
보이지 않는 덫에 빠지지 않기 위해 개개인이 눈 크게 뜨고 있으면 된다는 건가.
덫에 빠지면 모두 그 자신의 책임이고.
"빌려 주고, 빌려 주고, 또 빌려 주는 거죠. 마지막 책임을 묻는 곳이 자기 회사만 아니면 됩니다. 사실 은행이나 사채시장이나 신용판매회사도 큰 곳은 별 손해를 보지 않습니다. 이제까지 말씀 드린 구조에서 피라미드 위쪽에 있는 업자는 당하지 않게 되어 있어요. 그 책임은 아래로 아래로 내려가는 거죠. 그런 굴레 속에서 채무자는 점점 아래로 굴러 떨어져 다중채무자라는 이름으로 결박되어 두 번 다시 떠오를 수없도록 가라앉는 겁니다." (137)
"나비효과는 부실을 확대재생산하고, 부실의 진원지와 무관한 개인들의 일상까지 도미노처럼 쓰러뜨린다. 그 시작은 부자 나라의 욕망과 탐욕이었고, 그 끝은 가난한 나라 서민층의 고통이다." (한겨레 21 728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