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널 이룸 해외문학 2
에르네스토 사바토 지음, 조구호 옮김 / 자음과모음(이룸) / 2006년 6월
품절


나를 이해할 수 있었던 사람이 하나 존재했었다. 그런데 <그 사람은 바로 내가 죽인 사람이었다.>-17쪽

나는 다음과 같은 꿈을 꾸었다. 밤이 되면 나는 낡고 쓸쓸한 어느 집을 방문했다. 이 집은 어떤 의미에서는 내가 어려서부터 알고 지냈고, 또 무한히 갈망한 곳이었기 때문에 내가 그 집에 들어서면 몇 가지 추억이 나를 인도했다. 하지만 이따금 나는 어둠 속에서 방향을 잃기도 했고, 또는 몰래 숨어 있던 적들이 내 뒤를 공격하거나 사람들이 나를 두고, 나의 순진성을 두고 속닥거리거나 조롱한다는 느낌을 갖기도 했다. 그들은 누구였으며, 또 그들이 원하는 것은 무엇이었지? 하지만 그리고 이 모든 것에도 불구하고, 그 집에 있게 되면, 사춘기 시절에 품었던 옛사랑이, 그 사랑으로 인한 떨림과 더불어, 그리고 사랑에 빠진 사람 특유의 가벼운 광기, 두려움, 환희 같은 감정과 더불어 내게서 되살아나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잠에서 깨어났을 때 나는 꿈속에 나타났던 그 집이 바로 마리아라는 사실을 깨달았다.-104쪽

그리고 이 지옥의 벽들은 날이 갈수록 더 밀폐된 상태가 될 것이다.-26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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