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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방인 (오리지널 초판본 표지 디자인) ㅣ 코너스톤 착한 고전 시리즈 12
알베르 카뮈 지음, 이주영 옮김, 변광배 해설 / 코너스톤 / 2025년 7월
평점 :

1957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알베르 카뮈의 대표작 <이방인>. 프랑스어로 쓰인 작품 중에서도 가장 많이 읽힌 작품 중 하나로 선정된 너무나도 유명한 책이다. 여러 출판사에서 만날 수 있는 책인데 오늘 만난 책은 표지부터 인상적이다. 코너스톤에서 나온 오리지널 초판본 표지 디자인을 살려 클래식한 분위기가 책의 무게감을 더한다.
"오늘 엄마가 죽었다. 어쩌면 어제일지도. 모른다."p8
언제나 느끼는 것이지만 소설의 첫 문장이 주는 힘은 너무나 크다. 자신의 엄마가 죽었는데 이렇게 아무렇지도 않은 듯 무심하게 말할 수 있는 주인공 뫼르소의 성격을 압축하는 문장이다. 양로원으로 모신 엄마가 돌아가셨다는 는 연락을 받고 장례식에 참석한 뫼르소, 하지만 그는 어떤 슬픔도 느끼지 못한 채 눈물도 흘리지 않는다. 그저 피곤한 하루뿐이라고 생각한다. 장례식을 마치고 그다음 날은 한가로운 휴일처럼 해수욕을 즐긴다. 그곳에서 예전에 알던 마리를 만나고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그에게서는 어떤 감정의 변화도 쉽게 느낄 수 없다. 무감각하다기보다는 자신의 감정에 솔직하게 다른 사람들의 시선은 신경 쓰지 않고 있는 그대로 무감정인 자신의 마음에 충실했다. 어느 날 알고 지내던 지인이 자신과 마리를 그들이 보낼 별장에 초대했고 그곳에서 뫼르소의 운명을 바뀌게 되는 사건에 휘말리게 된다. 바로 살인...
소설은 1부와 2부로 나뉘어 있다. 살인을 기점으로 나뉘는데 글의 분위기도 많이 다르다. 1분에서는 최대한 객관적인 입장에서 자신의 삶을 알려준다. 최소한으로 절제된 표현으로 자신의 무감각적인 자심의 상태를 알려준다. 엄마의 죽음에도 슬픔을 느끼지 못하는 게 이해하기는 힘들지만 그렇다고 뫼르소가 나쁜 사람이라고 속단할 수는 없었다. 그저 생각하면서 읽고 그를 받아들이게 소설은 전개된다. 2부에서는 살인을 저지르고 그 후 재판 과정에서 그가 겪는 심리적 변화와 사회의 부조리에 초점을 맞추는 듯하다. 자신이 처한 상황을 받아들이는 듯하면서도 어쩔 수 없는 듯 체념하는 듯 보였다. 물론 살인을 저지른 것은 최악의 범죄이다. 하지만 재판에서 그의 범죄에 대한 심판이 아닌 인간 뫼르소에 대한 심판으로 재판이 이루어진다는 점이다. 엄마의 장례식에서도 울지 않았다는 점, 장례식 다음날 여자 친구와 해수욕을 하고 즐겼다는 점, 친구가 포주라는 점을 부각시키면서 인간성으로 살인죄로 연결시켜 그를 심판하려는 것에 너무나 받아들이기 힘들었다.
길지 않은 소설이다. 하지만 쉽게 읽히지도 빨리 읽을 수도 없었다. 어렵고 쉽지 않은 책 읽기였지만 많은 여운을 남기는 시간이었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