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의 하양 걷는사람 시인선 101
안현미 지음 / 걷는사람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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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는 강원도 태백에서 태어나 2001년
문학동네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시집 "곰곰" "이별의 재구성" "사랑은 어느날 수리된다." "깊은 일"을 냈으며 신동엽문학상과
아름다운작가상을 수상했다.

언어의 마술사 같은 느낌을 받았다.

주고,받고,받고,주고,
탁구동도 지구도 둥글고 둥근 것들은 예상밖이고
예상 밖은 가끔 몹시 아름다운 때도 있습니다.
(시인의 말)

미래가 없는 사람처럼 살고 미래가 있는 사람처럼 죽고 있습니다
오늘도 죽고 있습니다 매일 죽고 있습니다
(노동의 미래)
무너지고 있었다 버림받고 있었다
버림받고도 집이었다 무너지면서도 집이었다
내마음 내마음 같았다 자신마저 버릴 거요?
묻고 있었다 시간이 무너진 집의 문이 열린다
미두리 옛집 자신으로 죽고 있었다
자신으로 살고 있었다 (비두리 옛집)

나는 시를 소리내어서 낭독하면 뭔지 모르게 더
와닿는 느낌이 들어서 혼자 조용히 읊어본다.



마음에 들었던 시

탁구
K가 돌아온 밤은 까마귀보다 검었다 우리는 그날 밤 탁구를 치고 있었기에 그가 데리고 온 밤의 검정과 탁구공의 하양은 꽤 근사하게 어울렸다
주고받는다 받기위해 준다 주기위해 받는다
그것밖에 없다 그것밖에 없어서 즐겁다
사랑하고 사랑받는다 사랑받기 위해 사랑한다
사랑하기 위해 사랑받는다 헛소리 같지만 그것밖에 없다 튀어 오르고 튕겨 나간 건 끝까지 갔다가
돌아오지 않는 공 같은 것 아무튼 K는 돌아왔고 그가 데기고 온 밤은 까마귀보다 검었고 헛소리 같지만 방금 막 도착한 자정을 향해 튀어 오른
탁구공은 미래로 날아가고 있었다 그것밖에 없어도 그러하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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