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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이 좋으면 거북이를 볼 수 있어 ㅣ 연시리즈 에세이 17
물결 지음 / 행복우물 / 2023년 5월
평점 :
운이 좋은 날들을 살아가는 나에게도 거북이를 볼 날이 오겠지.
<운이 좋으면 거북이를 볼 수 있어>
난 겁이 많다. 많아도 보통 많은게 아니다. 새로운 도전은 늘 나에게 망설임의 대상이고 말이 잘 통하지 않는 곳으로 홀로 떠나는 여행은 설레임보다는 두려움이 더 크다.
그런데 여기 홀로 세계 여행을 하고 온 멋지고도 멋진 분이 있다. 바로 물결 전수진 작가님이다. 책을 보며 '물결'이라는 아름다운 필명이 너무나도 잘 어울리는 분이라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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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무모함이 버릇없는 막내의 어리광이나 철없음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건 스스로 내린 결정을 확신하는 자의 특권이다. 그 확신이 단단하게 무르익어 담대함을 낳고 용기를 낳고 다시 무르익을 때, 무모함은 모험이 된다. 모험에 후회가 따른다고 해도 밀어내지 말 것. 후회를 마다하지 않으면 후회가 들어설 자리가 없고, 후회가 없다면 인생은 즐거울 테니까. (p.23)
푸른 바다. 그리고 바다 속을 유유히 헤엄치는 거북이 한 마리. 운이 좋으면 거북이를 볼 수 있다는 말에 왠지 모를 자신감이 생겼다. 난 운이 좋으니 언젠가 거북이를 볼 수 있을 것만 같은 예감이 들었다.
운이 정말 좋냐고 물으면 1초의 망설임도 없이 그렇다고 말할 것이다. 복권만 사면 당첨이 되고 이벤트를 응모하기만 하면 뽑히는 그런 운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지금 이 순간, 내 삶을 살아가고 있고 내 곁엔 소중한 사람들이 있다. 그것만으로도 난 정말 운이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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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운명에 따른 삶은 매일 바뀌겠지만, 하루하루가 비슷하게 느껴졌던 이유는 지금 이 순간조차 부지런히 움직이는 천체들 덕분인 것이다. 그 사실을 깨달으면 들이마시는 한 숨의 공기도, 솜털에 불어오는 바람도, 나뭇잎이 땅으로 떨어지는 소리도 일순간 어떤 의미를 갖게 된다. 별들의 춤사위는 사실 매일 매일 동일하지만, 그런 의미를 부여하고 보게 되면 새삼 오늘과 내일이 다르게 보일 것이다. (p. 110)
🏷 작은 방에 비어있는 침대 하나. 그 위에 몸을 던지며 눈을 감는다. 정보북에 쓸 말이 생겨 다행이었다. 당신을 떠올리며 기다려주는 사람이 있는 한, 돌아왔을 때 당신의 이야기를 들어줄 사람이 있는 한, 당신은 혼자가 아니라는 말. (p. 157)
🏷 만약 내게 두 번째 수술이 없었더라면 나는 그저 여행과 수술에서 겪은 경험을 한두 번 씹고 뱉은 거나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상황을 다시 돌이켜보면서 내면을 들여다보고 깊이 사유하고 통찰을 얻는 과정을 통해 나는 내 여행이, 내 인생이 비로소 완성되었다고 믿는다. (p. 285-286)
-본문 중에서-
이토록 따스함을 품고 있는 여행 에세이를 만나게 될 줄 몰랐다.
뭔가 톡톡 튀는 매력을 뽐내며 상큼 발랄한 여행기를 보여줄 거라고 생각했다. 책의 시작에서 느꼈던 나의 느낌은 그랬다. 그런데 거기에 더해진 따스함과 삶을 녹아낸 이야기라니. 거기에 더해진 생각지도 못했던 대 반전까지.
세계일주를 마치고 돌아와 앓게 된 희귀난치병. 두 번의 수술을 겪으며 비로소 인생을 완성하게 됐다는 작가님.
여행에서 담아온 소중한 추억들을 떠올리며 그 시간을 견디셨을까?
수술을 하고 다시 일상으로 회복하기까지의 수많은 시간은 분명 힘든 시간이였을텐데 인생을 완성시켜준 경험이라 말하는 작가님의 말에 삶의 깊은 내공이 느껴진다.
나에게 이런 일이 생긴다면 이렇게 받아들일 수 있을까? 책을 덮으며 한참을 머물러 있었다. 지금 나의 삶 안에서 난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 나를 돌아보고 생각해 보게 된다.
지금, 나, 나의 삶 그리고 앞으로 나아갈 내 삶의 여정.
지금까지도 쉽지 않았고, 앞으로도 그럴 수도 있지만 나의 인생을 나답게 멋지게 살아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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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극본대로 살 수 있어 영광입니다. 다시 태어나도 이 인생을 완전히 똑같이 살겠습니다. (p. 290)
- 출판사로 부터 책을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된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