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주회 그림책 숲 36
밥 길 지음, 민구홍 옮김 / 브와포레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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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도서지원

며칠 전 말도 안되는 일이 벌어진 그 밤을 보내고 연주회에 다녀왔어요. 밤새 머리가 복잡하고 심장이 쿵쾅거렸는데 아름다운 선율에 마음이 한결 차분해지더라고요. 편안함을 선물해 준 그 시간이 좋아 오래도록 기억하게 될 것 같다는 생각을 하며 연주회장을 나왔어요.
그리고 그 날을 떠올리며 이 그림책을 다시 펼쳐봅니다.


📖
연주자는 악기를 연주하면서 무슨 생각을 할까요?
관객을 음악을 감상하면서 무슨 생각을 할까요?
혹시 생각해 본 적 있나요?
-본문 중에서-


여러분은 이런 생각을 해 본 적 있으신가요?
전 딱히 생각해 본 적이 없더라고요.
이 그림책을 보며 생각해보게 됐어요.
'난 음악을 감상하며 어떤 생각을 하지?'

1시간 반 가량의 연주회 시간 동안 온전히 연주에 집중할 수 없었어요. 그리 긴 시간도 아니였는데 말이죠.
'어제 밤에 밤새 잠을 못잤는데 졸면 어쩌지?'
'이 안이 좀 덥네. 코트를 벗을까?'
'나 이 노래 좋아하는데 이 노래를 클래식 연주로 들으니 색다르고 좋네.'
'저 연주자는 왜 초록 양말을 신고 온거지?'
'비올라 소리 좋다.'
'저쪽에 벽은 왜 저렇게 됐지?'
'이따 집에 가면 애들 간식으로 챙겨줄 만한 게 있던가?'
'이 노래 너무 좋다. 이따 찾아서 플레이리스트에 넣어놔야지.'
......
연주에 빠져들어 흠뻑 즐기다가도 이런 저런 생각이 머릿속을 떠다녔어요. 상념에 빠졌다가 귓가에 들려오는 음악에 이끌려 다시 연주에 집중하기도 했지요.

무언가를 할 때 거기에 집중해서 그것만을 즐기고 생각하면 좋겠지만 그런 시간이 우리에게 얼마나 될 지 모르겠어요.
몰입이 주는 특별한 경험과 즐거움이 있지만 모든 순간에 그럴 순 없겠지요. 우리의 삶이 언제나 좋은 일로만 가득해 언제나 즐거울 수는 없는 것처럼요.
그냥 이 모든 순간을 받아들이고 즐기는 건 어떨까요?

연주회를 다녀오며 함께 화음을 맞춰 관객과 소통하는 연주자들과 그런 연주에 맞춰 즐거움을 나눴던 순간을 마음 속에 담아왔어요.
물론 중간중간 딴 생각을 하기도 했지만요
오늘은 수많은 것들이 어우러져 만들어내는 우리 삶이라는 '연주회'를 즐겨보려해요.
어떤 생각을 하며 오늘을 보내게 될까요?

+
책 뒤에는 <하나씩, 그리고 한꺼번에>의 QR코드가 들어있어요. 어디서든 연주회를 경험할 수 있는 앱이예요. 책과 함께 재밌게 즐겨주세요!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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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재혁 지음, 최은영 그림 / 플라이쿠키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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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도서지원

두 작가님이 만들어내는 즐거움과 행복을 담은 그림과 마음을 톡톡 두드리고 깊은 곳에 숨은 생각까지 끄집어 내 되돌아 보게 하는 이야기를 좋아합니다.
주로 밝은 이미지로 두 작가님의 그림책을 만났었는데 이번엔 좀 색다른 느낌의 아트북을 출간하셨어요.
책장을 넘기며 이쪽으로 그리고 저쪽으로 책을 돌려봅니다. 이리 보고 저리 보고 책을 덮었다 다시 펼쳐봅니다. 대비되는 색감은 강렬한 이미지와 함께 머릿 속에 오래도록 남습니다.

여기 평범한 사람들이 길을 걸어갑니다. 무표정한 얼굴에 무서운 느낌이 들기도 하지만 길을 가는 많은 사람들이 얼굴에서 볼 수 있는 표정이라 특별할 건 없어보입니다.
특별할 건 없지만 아무렇지도 않은 것은 아닙니다.
범상치 않은 분위기를 따라가다보면 움츠려들게 됩니다. 괴물이 된 누군가의 이면을 보게 된다는 건 이런 느낌이 아닐까 싶습니다.

📖
그가 왜 자신을 숨기고
괴물이 되려 하는지 모르겠다.
-본문 중에서-

요즘은 나의 모습을 숨기는 것쯤은 아무것도 아닌 것 같아요. 인터넷이라는 공간 뒤에 숨어 나를 철저히 숨긴다면 인터넷 안에선 나와 친한 누군가가 지나가다 나를 본다 해도 모르고 지나칠 수 있어요.
하지만 그 공간도 하나의 사회입니다. 가상의 공간이지만 그 안에서 하나의 '사회'가 만들어집니다. 그리고 그 안에서 수많은 범죄 또한 만들어지지요.

그 공간에 나를 숨기고 '괴물'이 된 수많은 사람들을 우린 쉽게 마주할 수 있습니다.
거침없는 말과 생각을 쏟아내고 남을 비판하며 극단적인 양상을 보입니다. 그 안에서 누군가는 상처받을 것이고 때론 일어나선 안 될 비극적인 일이 일어나기도 합니다.
우린 대체 왜 '괴물'이 되길 자처하는 것일까요?
나의 모습을 숨길 수 있다면 '괴물'이 되어도 괜찮다는 걸까요?
아니면 이미 괴물이 된 자신에게 익숙해져 괴물이 되었다는 것조차 잊은걸까요?
그냥 가벼운 장난일지도 모르지요.
어쩌면 별다른 이유가 없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로 인해 누군가는 상처를 받고 있고 삶의 기로에 서기도 합니다.
나는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나요?
나를 돌아보고 나의 언행을 살피게 됩니다.

옳은 길을 간다는 건 결코 쉬운 일은 아니지만 우린 그 길을 걸어야해요. 끊임없는 유혹과 갈등 안에서 중심을 잃지 마세요.
스스로를 숨기고 괴물이 되려하지 마세요.
그 화살이 언젠가 나에게도 돌아올 수 있음을 잊지 마세요.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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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삭바삭 표류기
전민걸 지음 / 한림출판사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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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도서지원

<바삭바삭 갈매기> 이후 10년만에 두번째 이야기가 출간됐어요. 갈매기의 익살스러운 표정과 생동감 넘치는 표현들이 좋아 <바삭바삭 갈매기>를 본 후에 다른 그림책에서 전민걸 작가님의 이름을 볼 때면 너무 반가운 마음이였어요.
오랜만에 만난 갈매기는 여전히 생동감 넘치는 표정과 몸짓으로 우리를 반겨주었어요.
많은 생각할 거리를 안겨주는 이야기를 보며 10년이라는 긴 시간을 기다린 보람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
고소하고 짭조름한 바삭바삭을 구하기 위해
바위섬을 떠나 사람들이 사는 마을로 갔던 바삭바삭 갈매기!
사람들의 마을을 떠나, 다시 집으로 향하던 바삭바삭 갈매기를 기다리는 건 사나운 파도와 가짜 바삭바삭...?
-뒷표지에서-

바삭바삭 갈매기의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 쉽지 않아 보입니다. 배고픔에 허덕이기도 하고, 게들의 공격을 받기도 합니다. 힘들게 찾은 바삭바삭은 가짜였고, 배고픔에 쓸쓸함이 더해져 힘든 날들이 이어졌지요.
바삭바삭 갈매기가 집에 잘 찾아갈 수 있을지 걱정되는 맘으로 책장을 넘기다 예상치 못한 반전에 깜짝 놀랐어요. 이 모든 것이 그림책 속 이야기라면 참 좋겠지만 안타깝게도 현실의 이야기입니다. 어디선가 바삭바삭 갈매기는 오늘도 이렇게 헤매이고 있을 것 같아 마음이 아픕니다.

바다에 떠다니던 쓰레기들이 모여 만들어진 플라스틱 섬을 아시나요?
플라스틱 섬에 대한 이야기를 그림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됐는데 그땐 책 속 이야기인 줄 알았습니다. 환경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워주기 위한 이야기라고 생각하며 책을 덮으려다 그림책 속 이야기가 아닌 현실이라는 사실에 한동안 멍하니 있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대체 지구에 그리고 바다에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걸까요?

우리가 쉽게 쓰고 버리는 플라스틱은 쉽게 사라지지 않습니다. 한 순간의 편리함과 즐거움을 위해 만들어졌지만 그 찰나의 순간에 댓가로 많은 생명이 죽어가고 있습니다. 심지어 그 즐거움은 맛보지도 못한 무고한 생명들이 말이죠. 이런 상황을 마주할 때면 우리의 이기심과 헛된 욕망에 질타를 퍼붓고 싶어집니다. 하지만 저 또한 그런 인간이기에 누군가를 탓하기 전에 나부터 잘하자고 다짐하곤 합니다. 저도 잘 못하면서 누굴 탓할 수 있겠어요.

우리는 지구에서 함께 살아가는 생명들에게 돌려줘야합니다. 안락했던 집과 안전했던 삶의 터전을요.
지금 당장 모든 것을 되돌릴 순 없겠지만,
나의 노력으로 눈에 띄게 변하진 않겠지만,
그래도 멈춰선 안됩니다.
책을 보며 느슨해진 저를 다잡아봅니다.
'이런 걸 한다고 되겠어?'라는 생각이 아닌
'이렇게라도 안하면 안돼!'라는 생각으로 좀 더 노력해보려합니다.
우리 함께해요. 함께의 힘은 위대하니까요.

📖
"바다는 사람들이 버린 쓰레기를 한 곳에 모으고 있어. 바다를 도와야 해.
그렇게 하지 않으면 우리는 원래대로 돌아갈 수 없거든."
-본문 중에서-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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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이 웃었다 - 2023 학교도서관저널추천도서, 2022 가온빛 추천 그림책 모두를 위한 그림책 59
사라 도나티 지음, 나선희 옮김 / 책빛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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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도서지원

저희 집 거실에서는 산이 보입니다.
산을 보며 계절의 변화를 느끼고 즐기고 있습니다.
<산이 웃었다>라는 제목에 저도 웃게 됩니다. 집 앞에 있는 산이 저를 향해 웃어주는 것 같아 절로 기분이 좋아집니다.

앞 면지와 뒷 면지에 있는 사진을 통해 작가님에 대해 생각해봅니다. 이야기 속 아가타의 모습은 어쩌면 어린 시절의 작가님이 아니였을까 생각해 봅니다.

캠핑을 가는게 영 마음에 들지 않는 아가타는 모든게 다 싫기만 합니다. 신발도 맘에 안들고 산에 가는 것도 싫고 고개를 푹 숙이고 힘겨운 발걸음으로 계단을 내려가는 모습을 보니 큰 배낭도 아가타의 마음엔 안드는 것 같습니다.
섬세한 심리 묘사와 아가타의 표정 변화를 따라 책장을 넘기다보면 금새 아가타에게 빠져들게 됩니다. 초록빛으로 아름답게 펼쳐진 자연은 책을 보는 즐거움을 배가시킵니다.

저는 순천이라는 조용한 소도시에 살고 있습니다. 이곳에 와서 자연이 이토록 아름답다는 사실을 알게 됐어요.
결혼하기 전엔 매일 광화문으로 출퇴근을 하며 빵빵거리는 차들과 거리마다 꽉 찬 사람들, 밤이 되면 네온사인이 반짝이는 세상과 높은 건물들 안에서 그런게 전부인 줄 알았거든요.
처음 순천에서 살아야 한다는 사실을 알았을 땐 정말 많이 울었어요. 지금껏 내가 살았던 곳과는 너무도 다른 그곳에서 어떻게 살아야 할까 걱정이 한가득이였거든요.
그런데 이 곳에 와서 곳곳에 펼쳐진 자연에 반하게 됐어요. 멀지 않은 곳에 아름다운 산이 있고 바다가 있었어요. 심지어 말로만 듣던 지리산도 가깝더라고요. 지리산에 올라가 본 적은 없지만 볼 때마다 기분이 좋아지고 든든한 무언가가 있어요.
계절마다 아이들과 선암사를 찾는데 등산까진 아니지만 낮은 산 길을 오르며 계절을 느끼고 자연을 느껴요. 산을 오르다보면 힘든 일은 어느새 사라지고 편안함이 남게 되요.
일상 안에서 지치고 힘들 때면 그 산길을 떠올려요. 그곳에서 느낀 평온함을 기억해요.
그 기억 만으로도 한결 편안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어요. 힘든 일상 속에서 저를 한번 더 웃게 해주는 산과 자연이 있어 얼마나 감사한지 몰라요.

새벽에 일어나 커튼을 열고 창 밖을 봅니다.
아직 어두워 잘 보이지 않지만 집 앞의 산을 보며 기지개를 켜고 하루를 시작합니다.
오늘은 활짝 웃으며 산에게 인사를 건내봅니다. 웃는 나를 보며 산도 마주 웃어줄 것 같아요.
이 편안함을 기억하며 오늘을 살아야겠어요.

-
아가타는 다시 길을 잃고 헤맬 때마다
환하게 웃어 주던 산을 기억할 거예요.
-본문 중에서-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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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와 말하다 - 2024 학교도서관저널 추천도서, 2024년 환경책선정위원회 어린이 환경책 모두를 위한 그림책 74
사라 도나티 지음, 나선희 옮김 / 책빛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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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도서지원

나무가 갖고 있는 여러 색깔을 담았어요.
신비롭게 퍼져 나가는 색으로 완성된 몽환적이면서 환상적인 그림은 그 아름다움에 빠져들어 나무에게 한 걸음 더 다가가게 합니다.

📖
나는 먼저 나무와 인사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안녕!"하고 말했어요.
-본문 중에서-

나무에게 다가가 인사를 건낸 적이 있으세요?
전 있어요. 저에겐 볼 때마다 반가운 나무 몇 그루가 있거든요.

며칠 전, 감기가 심해져 병원에 다녀왔어요.
다니는 병원에 예전에 살던 아파트 입구에 있는데요, 아파트 입구에 엄청 큰 나무가 있어요. 여름엔 그 그늘이 시원해 그 아래에서 아이들과 잠시 쉬어가곤 했었어요.
오랜만에 보니 더 커진 것 같더라고요.
그 나무와 함께 자란 우리의 추억이 하나 둘 떠올랐어요.
잘 자라고 있는 모습에 괜시리 흐믓해졌어요. 늘 그 자리를 지키고 있는 나무가 고맙기도 하고요.
그래서 "우와~많이 자랐네. 오랜만에 보니 반갑다~"하며 인사를 나눴어요. 저 혼자 작게 말했지만 이 인사가 전해졌길 바라요.

저희집 앞에는 공원이 있어요. 조성된지 꽤 된 공원이라 나무들이 꽤 커요. 저는 공원은 오래될 수록 좋다고 생각해요. 물론 관리해야 할 것들이 많겠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나무는 자라고 숲은 울창해져 더욱 멋있어지거든요.
지금 사는 곳으로 이사할 때 집 앞에 공원이 있다는 사실이 결정에 큰 역할을 했어요.
작년에 큰 아이가 김병하 작가님과 나무를 펜화로 그리는 수업에 참여한 적이 있어요. 꽤 고단한 작업이였는데 끝까지 완성해 지금은 저희집 벽에 걸려있어요.
그때 어떤 나무를 그릴까 고민하며 아이와 공원에 산책을 자주 나갔어요. 그러던 어느 날 첫째는 기둥이 크고 가지가 크게 뻗은 벗나무를 고르더라고요. 엄청 튼튼해 보여서 마음에 든다고 하면서요. 지금도 지나다니며 그 나무를 볼 때면 종종 이야기해요.
"잘 자라고 있네."하며 반갑게 눈맞춤을 하지요.
아이와 함께 자라는 나무가 기특해 저도 한번씩 인사를 건내곤해요.
"튼튼하게 자라라~"하고 말이죠.

여러분은 자주 눈길이 가는 나무가 있나요?
그런 나무가 있다면 가만히 인사를 건내보세요.
인사를 건내고 가만히 보듬어주세요.
애정어린 시선으로 바라보며 사랑을 주세요.
그렇게 우린 함께 자라고 살아갈 수 있어요.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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