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째를 키우며 도서관에 매일매일 가던 시절. 어린이실에서 첫째와 뒹굴며 어린이실 안을 돌고 돌다가 그림책을 만났다. 서가 사이를 왔다갔다하는 아이를 쫓아 다니며 아이가 빼놓은 그림책들을 정리하던 중 그림책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그림책은 아이들이 보는 책 아닌가?''그림이 어쩜 이리 예쁘지?''어머머~이 내용들은 또 뭐야~'하며 그림책을 한 권 두 권 보던 시절.볼수록 매력이 넘치는 난 그림책에 빠져들 수 밖에 없었다. 그렇게 지금의 내가 되었다. 라캉.낯설고도 낯선 그 이름. 낯선 그 이름이 그림책과 만나 나에게 위로를 건낼 줄은 상상도 못했다."역시 그림책 최고!!"라고 외치고 싶은 순간이다. 어렵고 낯선 이름조차 애정하게 만들다니.우리 안에 있지만 잘 몰랐던 무의식의 세계를 그림책과 라캉의 정신분석이론을 통해 우리에게 전하고 있다. 📖🏷어머니의 부재로 생기는 불안을 아이가 극복해 나가는 방법은 다양하다. 그중 가장 중요한 것은 어머니의 인정과 신뢰다. 당장 눈앞에 보이지 않아도 어머니가 뒤에서 나를 지켜본다는 믿음이 굳건할 때 아이는 점점 더 과감하게 파도에 다가갈 수 있다. (p. 24 - <파도야 놀자>)🏷 똑이보다 먼저 세상으로 나간 딱이에게 똑이는 어느새 자신을 채우는 대상이 아니라 같은 방향을 바라보는 동무가 되어 있었다. 똑이도 딱이를 반갑게 맞는다. 자기에게도 '꽃'이라는 새로운 대상이 생겼으니까. 이제 둘은 낮에는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마음껏 하고 밤이 되면 나뭇가지 위에서 만난다. 똑이와 딱이는 드디어 서로에게 대상이 아닌 진정한 친구가 된 것이다. (p. 193 - <똑,딱>)🏷 동동이는 마지막으로 남은 투명한 사탕을 빨아 보지만, 이번에는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그 사탕은 그냥 보통 사탕이었을 수도 있다. 그렇지만 주변의 사랑으로 자기 존재감을 높인 동동이는 단풍이 멋진 공원에서 낯선 친구에게 먼저 말을 건넨다. 뒤쪽 면지에는 새로 사귄 친구와 신나게 킥보드를 타고 노는 동동이가 보인다. 알사탕으로 위로받고 용감해진 동동이는 이제 더는 외롭지 않을 것이다. (p. 207 - <알사탕>- 본문 중에서- 그림책을 보며 고개를 갸웃하게 되는 순간,"어머 어머!"를 외치며 박수를 치게 되는 순간, 나도 모르게 미소 짓기도 하고 눈물 흘리기도 하는 순간. 그런 모든 순간을 모아둔 것 같다. 그림책을 보며 내가 몰랐던 나를 알게 되고 인생을 배우고 삶을 배우고 있다. 나뿐 아니라 아이들의 마음을 헤아려보기도 하고 타인을 이해하게 되기도 한다. 나를 이해하고 알게 됨으로써 다른 사람도 이해하고 알게 되는 순간을 경험하게 된다.그저 막연히 알겠다고 생각하던 부분들을 정신분석이론으로 보다 명확하게 알려주니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쉽지 않은 부분들도 있지만 그럼에도 자꾸 보고 싶고 알고 싶어진다. '나'라는 사람을 도저히 모르겠거나 ''라캉'이 뭐야? 누구야?' 싶으신 분들은 이 책을 꼭 펼쳐보시길. 책을 덮으며 내 안에 숨어 있는 나의 진심과 마주하게 될테니. 📖타자의 세계에서 이름을 얻고 그들의 담론 속에서 관계 맺고 같이 호흡하며 사는 건 분명 중요하고 의미있는 일입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성에 차지 않는 무언가가 있습니다. 매일같이 하는 일이 문득 허무하게 느껴질 때, '무엇을 위해 이토록 열심히 뛰는 거지?' 하는 회의를 느낄 때, 내가 가고 있는 길에 진짜 내 것은 없다고 생각될 때 우리는 잠깐 멈추어 삶을, '나'를 돌아보게 됩니다. ······우리는 오이디푸스 콤플렉스와 거세 콤플렉스를 거치면서 상징계에서 '나'라는 이름을 부여받습니다. 아버지의 이름을 지표 삼아 최선을 다해 욕망하며 살아갑니다. 그런데도 인생이 허부하다면, 그 욕망이 타자의 욕망은 아닌지 돌아봐야 합니다. 그때가 곧 나의 욕망을 탐색해야 할 때입니다. 태어날 때는 무방비 상태로 언어의 욕조에 빠졌지만, 이제 그 욕조에서 나만의 언어를 건져 올려 고유한 욕망을 추구해야 할 때입니다. (p. 253-255)- 출판사로 부터 책을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된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