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딱지 얘기를 하자면
엠마 아드보게 지음, 이유진 옮김 / 문학동네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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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제 무릎엔 상처가 마를 날이 없었어요. 온 동네를 누비며 뛰어노는 천방지축이였거든요. 책을 보고 있자니 어디선가 "아!", "으앙~~", "쿵!", "아야~~"등의 소리가 시작되면 우르르 몰려갔던 시절의 기억들이 떠오릅니다.

📖
"이 자국은 아마 오래오래 있을 거야."
선생님이 말했어요.
나는 딱지라 떨어진 자리를 조심조심 만져 보며 말했습니다.
"좋네요."
-본문 중에서-

평범한 목요일의 쉬는 시간.
평소처럼 친구들과 재밌게 놀던 어느 날,
탁구대 위에서 놀다 떨어진 '나'는 다치고 말았어요. 무릎에서 피가 나지 뭐예요. 친구들과 선생님이 모두 다가와 걱정하기 시작했고 무릎엔 아주 커다란 밴드를 붙이게 됐어요. 그때부터 아이의 일상엔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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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핏 보면 설렁설렁 그린 듯한 그림처럼 보이지만 그 안에 담긴 섬세함은 그림을 보면 볼수록 눈에 들어옵니다. 상황과 표정의 변화들, 주변 풍경이나 소품들. 그 모든 것이 섬세하게 표현되어 있어 내가 그 상황 속에 들어가 있는 듯한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그리고 책등과 제목의 빨강, 페이지마다 조금씩 담겨있는 빨강은 서로 연결되어 '딱지 얘기'에 더 빠져들게 됩니다.

무릎이 다친 아이를 둘러싼 주변의 관심과 배려. 그 모습을 보니 상처는 아프지만 관심과 배려가 싫지만은 않았던 기억이 납니다.

저희 집 첫째는 머리를 다쳐서 꿰맨 적이 있어요. 하굣길에 친구들과 놀이터에서 놀다가 철봉에서 떨어졌거든요. 그때 정말 얼마나 심장이 철렁했던지요. 전화를 받고 정신없이 달려간 놀이터에서 친구들과 119 구급대원에게 둘러싸인 첫째를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첫째의 친구 한 명은 첫째 옆에서 다친 아이를 달래려 자신의 경험담을 들려주고 있었고, 다른 친구는 첫째의 소지품을 챙기고 있었으며 또 다른 친구는 119에 신고하고 구급대원이 이곳에 찾아오지 못할까봐 공원 주차장까지 가서 구급대원을 기다렸다고 합니다. 구급대원 분들은 친구들이 엄청 대처를 잘했다고 칭찬하시며 저희를 응급실까지 데려다주셨어요. 그렇게 전 119 구급차를 타는 경험까지 하게 됐습니다.
응급실에서 상처를 꿰매고 온갖 검사를 마치고 조금 진정이 됐던지 첫째는 머리에 붙인 커다란 반창고의 사진을 찍어 보여달라고 하더군요. 그때의 큰 반창고와 구급차를 타고 응급실에 갔던 사건은 한동안 첫째와 친구들 사이에서 영웅담(?)처럼 회자되곤 했답니다.
상처는 잘 아물었지만 머리엔 상처를 꿰맨 자국이 작게 남아있습니다. 그리고 첫째는 그 흉터를 은근 마음에 들어하는 눈치입니다. 자국이 오래오래 있을 거라는 말에 "좋네요."라고 대답하는 책 속 아이처럼요.

그 흉터를 통해 그 순간을 기억하려는 듯한 모습이 낯설지 않습니다. 저도 제 무릎에 있는 흉터를 볼 때면 다친 순간 나를 걱정해주고 배려해주던 마음들이 떠오르거든요. 아팠던 감각은 어디론가 사라지고 좋은 추억처럼 남아있어요.
"내 딱지 얘기를 하자면~~~"하며 우리에게 말을 거는 듯한 책을 보며 기억 속 여러 '딱지 얘기'를 떠올리게 됩니다.

여러분의 기억 속엔 어떤 '딱지 얘기'가 있나요?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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